중국계 플랫폼, 르노·KGM 등 신차 공백 파고들어中 브랜드 거부감 낮추고 부품망 진입 장벽도 완화플랫폼으로 검증된 中 부품에 국내 협력사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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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자동차 생태계가 국내 중견 완성차의 신차 공백을 파고들고 있다. 한국은 진입장벽은 높지만 중국 완성차 업체가 미래 육성 거점으로 키우는 시장이다.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와 중국 업체의 플랫폼 협력이 국내 부품사의 경쟁 압박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치루이(체리자동차)는 해외 시장에서 리배징 모델과 플랫폼 수출을 병행하며 현지 완성차 브랜드와 협력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현지 브랜드 EBRO와 손잡고 바르셀로나 옛 닛산 공장을 활용해 소형 SUV S400 컴팩트형 SUV S700을 위탁 생산한다. 

    현지 판매와 브랜드 운영은 현지 업체를 적극 활용하면서 동시에 치루이의 인지도를 향상시키는 전략이다. 한국에서는 KGM과 공동 개발 중인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SE-10을 2026년까지 개발 완료할 예정이다.  KGM은 2024년 10월 체리차와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025년 4월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렉스턴의 후속 차종으로 개발되는 중·대형 SUV인 SE-10는 치루이의 T2X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다. 치루이의 중·대형 SUV 라인업에 활용되는 플랫폼으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적용이 가능하다. KGM은 치루이와의 협력해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전동화 시스템을 적용한 신차 7종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치루이는 중국 완성차의 해외 진출을 상징하는 업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280만6393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수출은 134만4020대로 전년비 17.4% 늘었다. 이로써 치루이는 23년 연속 중국 승용차 수출 1위를 유지했다.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는 중국계 플랫폼의 국내 안착을 보여준 첫 사례다. 2024년 9월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는 지리자동차의 중형 SUV 싱위에 L을 재설계한 모델로 지리그룹의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그랑콜레오스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4만877대로 르노코리아 전체 내수 판매 5만2271대의 78.2%를 차지하며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국내 중견 완성차에는 중국계 플랫폼 활용이 신차 공백을 줄이는 현실적 선택지가 되고 있다. 독자 플랫폼 개발에 들어갈 대규모 투자를 줄이고, 이미 양산차에 적용된 플랫폼을 활용해 신차 출시 시점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에 비우호적인 소비자들도 국내 브랜드로 출시된 차량에는 낮은 거부감을 보일 수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투자 리스크를 줄이면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전략인 셈이다. 

    완성차 플랫폼은 파워트레인과 섀시, 전장, 전자제어, 공용 부품 체계를 함께 묶은 개발 단위다. 특정 플랫폼을 채택하면 해당 플랫폼에 맞춰 이미 검증된 엔진·변속기·모터·배터리팩·제어기·서스펜션·전장 부품을 함께 검토하게 된다. 중국계 플랫폼이 국내 중견 완성차의 신차 개발에 들어오면 부품 선정 단계에서도 중국 공급망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부품업계에는 더 직접적인 압박이 될 전망이다. 중국 부품사는 대규모 생산량을 바탕으로 전장과 섀시, 전동화 부품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플랫폼으로 품질 데이터와 내구성 검증을 마친 중국산 부품 공급망으로 완성차 업체가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기존 국내 협력사가 공급하던 범용 부품 업체들에게는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한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은 단가가 낮다고 바로 바꿀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내구성과 품질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선정 과정이 길고, 한 번 채택되면 쉽게 교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플랫폼에 들어간 부품이 이미 대규모 양산차를 통해 검증됐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가격 경쟁력에 주행 데이터까지 갖춘 부품이라면 완성차 업체가 기존 국내 협력사 부품과 비교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