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면역·염증 전면 배치 … 미래 성장축 재편약가인하-경쟁 심화 속 기존 ETC 모델 수익성 압박비용 절감에도 수익성 악화 … 과거 성장방식 한계 노출"품목 수보다 수익구조" … 중견제약, 생존법 재편 신호탄
  • ▲ 서울 마포구 소재 삼진제약 본사. ⓒ삼진제약
    ▲ 서울 마포구 소재 삼진제약 본사. ⓒ삼진제약
    [편집자주] 제네릭과 개량신약, 제형 차별화 및 복합화 전략은 한때 중소제약사의 대표 성장 사다리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에는 약가인하와 경쟁 심화, 임상 부담 확대 등이 겹치면서 과거 성장공식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시장 역시 단순 품목 확대보다 현금흐름과 생산 효율, 차별화된 수익구조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 뉴데일리는 [사라진 성장 사다리 … 중소제약사의 생존법] 시리즈를 통해 달라진 중소제약업계의 생존 전략과 산업 구조 변화를 짚어본다.

    삼진제약이 제네릭 중심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기 위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ETC(전문의약품) 시장을 대표해온 중견제약사가 ADC(항체약물접합체)와 스페셜티케어(SC) 등 고부가 영역을 미래 성장축으로 내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반복되는 약가인하와 경쟁 심화, 원가 부담 확대 속에서 과거 품목 확대 중심 성장공식이 한계에 이르자 사업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도 이를 단순 신사업 확대보다 국내 중견 제약사의 성장공식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제네릭과 개량신약만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그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삼진제약은 ADC와 면역·염증 치료제 등 고부가 파이프라인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삼진제약은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M Week 2026'에 공식 초청돼 글로벌 투자자와 빅파마를 대상으로 ADC 플랫폼과 면역·염증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최근에는 면역·염증 치료제 'SJN314'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ADC와 희귀질환, 전문치료영역 확대는 기술력과 진입장벽이 중요한 분야다. 삼진제약이 단순 품목 확대보다 차별화된 수익구조 확보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변화가 주목받는 것은 삼진제약이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한국형 ETC 성장 모델'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삼진제약은 '게보린'과 '플래리스', '뉴스타틴' 시리즈 등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처방시장 확대와 품목 다변화를 통해 외형을 키워온 대표적인 중견 제약사다. 실제 국내 다수 중견 제약사들 역시 제네릭과 개량신약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구조를 구축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진제약은 국내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ETC 중심 회사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이런 회사가 ADC와 희귀질환, SC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시장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약가인하와 경쟁 심화, 품목 난립이 반복되면서 과거 성장공식이 더 이상 수익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1분기 매출은 680억원으로 전년동기 708억원에 비해 3.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억원에서 35억원으로 25.8% 줄어들었고, 영업이익률은 5.27%로 1분기 기준 최근 10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가율은 63.2%로 최근 10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반면 판관비는 전년동기 230억원에서 214억원으로 줄었고, 판관비율(31.4%) 역시 최근 5년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비용을 줄였음에도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과거에는 품목 확대만으로도 성장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기존 ETC·제네릭 구조만으로는 수익성을 방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삼진제약은 최근 항암과 희귀질환, 폐동맥고혈압(PAH) 등 전문치료영역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C 조직을 신설했고, 다국적제약사 출신 인력을 영입하면서 전문영역 확대에도 나섰다. 단순 품목 확대보다 전문영역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연구개발 전략 역시 같은 흐름이다. 1분기 연구개발비는 83억원으로 전년동기 85억원에 비해 2.86% 감소했지만, 연구개발비 비중은 12.2%로 최근 5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외형 성장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진제약 사례가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중견 제약업계 전반의 구조 변화를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결국 시장은 '얼마나 많은 품목을 보유했는가'보다 '얼마나 높은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를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제네릭과 개량신약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약가인하와 경쟁 심화로 기존 방식의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며 "이제는 얼마나 많은 품목을 보유했느냐보다 전문치료영역과 신약, 고부가 제품 비중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가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