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라호텔서 제36회 시상식 개최오성진·윤태식·김범만·에바 호프만 등 영예조수미·오동찬, 예술·사회봉사상 수상
  • ▲ 2026 삼성호암상 시상식 수상자 기념사진ⓒ삼성문화재단
    ▲ 2026 삼성호암상 시상식 수상자 기념사진ⓒ삼성문화재단
    호암재단이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 6명을 시상했다. 수학·화학·무선통신·생식의학·클래식·한센인 진료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 성과와 사회적 기여를 인정받은 인사들이다.

    호암재단은 1일 오후 4시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2026년도 제36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오성진 미국 UC버클리 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윤태식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교수, 공학상 김범만 포스텍 명예교수, 의학상 에바 호프만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 예술상 조수미 소프라노, 사회봉사상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이다.

    수상자들에게는 각각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주어졌다. 올해 총상금은 18억원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수상자 가족과 지인, 삼성 사장단, 상 관계자 등 27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의 인사말, 어도선 심사위원장의 심사보고, 부문별 시상과 수상소감, 유홍림 서울대 총장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스벤 리딘 스웨덴 왕립학술원 회장도 참석했다. 호암재단은 시상식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했다.

    김황식 이사장은 “탁월한 업적으로 호암상의 영예를 안은 수상자들을 모시게 된 것을 큰 기쁨이자 자랑으로 생각한다”며 “창의적 지혜와 학문적 열정, 투철한 봉사 정신으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힘써온 업적을 높이 기린다”고 말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축사에서 “호암상은 학술·예술·사회봉사 분야를 아우르며 이성과 실천, 아름다움이라는 인간 정신의 본질적 가치를 함께 기리는 상”이라며 “급변하는 시대에도 진리를 탐구하는 지성과 인간의 존엄을 실천하는 노력은 인류 문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과학상 물리·수학부문을 받은 오성진 교수는 블랙홀 내부에서 나타나는 물리 현상을 편미분 방정식으로 규명하는 등 수학과 물리학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오 교수는 “20년 전 수학자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제게 이번 수상은 상상하지 못한 꿈의 무대”라며 “앞으로도 순수 수학 연구를 이어가며 다른 이의 새로운 모험에 작은 등불이 되겠다”고 밝혔다.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수상자인 윤태식 교수는 빛을 활용해 복잡한 분자를 합성하는 새로운 화학반응 경로를 제시하며 친환경 유기합성 화학 분야를 선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윤 교수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를 모두 경험하며 체득한 지적 유연성이 복잡한 과학적 현실을 바라보는 밑거름이 됐다”며 “이민 생활 속에서 성실한 노력의 가치를 보여준 부모님께 수상의 영광을 바친다”고 말했다.

    공학상은 김범만 포스텍 명예교수에게 돌아갔다. 김 교수는 현대 무선통신 기지국과 휴대전화에 널리 쓰이는 고효율 전력 증폭기 개발로 무선통신 발전에 기여했다. 김 교수는 “오랜 시간 학생들과 도전적인 길을 걸으며 기술 개발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연구해 왔다”며 “후배 인재들에게 영감을 주고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했다.

    의학상 수상자인 에바 호프만 교수는 인간의 불임과 유산에 관련된 염색체 분리 오류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호프만 교수는 “헌신적인 동료들과 연구의 자유를 지지해 준 기관들 덕분에 난자 염색체 이상의 메커니즘을 밝힐 수 있었다”며 “덴마크 부모님과 오랜 기다림 끝에 찾은 한국의 친가족, 그리고 뿌리를 찾고 있는 해외 입양인 동료들과 한국 국민에게 영광을 바친다”고 말했다.

    예술상 수상자인 조수미 소프라노는 40년간 세계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하며 한국 클래식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조수미는 “외롭고 치열했던 시간 속에서도 음악과 삶에 대한 신념을 지켜왔다”며 “음악은 결국 사람과 나라를 위한 것이라는 믿음으로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회봉사상 수상자인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은 1995년부터 전남 소록도에서 치과의사로 재직하며 30여년간 한센인을 진료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오 의료부장은 “이번 수상은 소록도에서의 31년을 되돌아보고 처음의 소명을 다시 새기는 계기”라며 “한센인은 전염성이 없는 평범한 이웃이라는 점을 알리고, 국내외 한센인 진료에 변함없이 힘쓰겠다”고 말했다.

    호암재단은 오는 7월 노벨상 수상자와 호암상 수상자를 초청해 청소년 특별강연회를 열 예정이다. 강연회는 7월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며, 세계적 석학들이 과학 연구 여정과 청소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질의응답도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호암상은 호암 이병철 선생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학술·예술·사회 발전과 인류 복지 증진에 기여한 인사를 선정해 시상한다. 올해 제36회 시상까지 누적 수상자는 188명, 총상금은 379억원이다.

    호암재단은 2027 삼성호암상 후보자 추천도 받는다. 시상 부문은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이다. 후보자는 한국인 또는 한국계 인사이며, 사회봉사상은 국내외에서 한국을 위해 공헌한 외국인도 포함된다. 추천 접수 기한은 2026년 10월 31일이며, 수상자는 2027년 4월 초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