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개량신약 중심 성장 공식 한계 노출약가인하-원가 상승 겹치면서 수익성 압박 확대생산-신약-플랫폼-전달기술 등 생존 전략 차별화"누구나 오르던 길은 끝났다" … 해법 찾기 본격화
  • ▲ 제약·바이오 이미지. ⓒ연합뉴스
    ▲ 제약·바이오 이미지. ⓒ연합뉴스
    [편집자주] 제네릭과 개량신약, 제형 차별화 및 복합화 전략은 한때 중소제약사의 대표 성장 사다리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에는 약가인하와 경쟁 심화, 임상 부담 확대 등이 겹치면서 과거 성장 공식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시장 역시 단순 품목 확대보다 현금흐름과 생산 효율, 차별화된 수익구조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 뉴데일리는 [사라진 성장 사다리 … 중소제약사의 생존법] 시리즈를 통해 달라진 중소제약업계의 생존 전략과 산업구조 변화를 짚어본다.

    국내 중소제약사들의 성장 공식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제네릭과 개량신약만으로도 충분한 성장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같은 방식으로 미래를 설명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마다 서로 다른 성장 해법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누구나 오를 수 있었던 '성장 사다리'가 흔들리면서 신약과 플랫폼 기술, 생산 역량, 소비자 사업 등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중견제약사들은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에는 비교적 명확한 성장경로가 존재했다.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을 복제한 제네릭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복합제와 서방형 등 개량신약으로 수익성을 높인 뒤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시설 확대로 이어가는 구조였다. 실제 상당수 중견사가 이 같은 방식으로 외형을 키우고 입지를 넓혔다.

    제네릭과 개량신약은 단순한 제품군이 아니었다. 중소형사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발판이자 사다리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동일 성분 제품이 넘쳐나면서 제네릭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고, 개량신약 역시 과거처럼 단순 복합제나 제형 변경만으로는 시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반복되는 약가인하와 원가 부담 확대도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의 제네릭 약가 개편 추진과 개량신약 차별화 기준 강화 움직임은 그동안 누적돼 온 구조적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과거 성장 모델의 균열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최근 제네릭 약가를 기존 53.55%에서 45%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낮추는 약가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동일 성분 의약품 가격인하 기준도 기존 20번째 품목에서 13번째 품목으로 앞당겨졌다.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필수의약품과 저가 의약품 상당수는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고, 인건비와 생산비용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과거처럼 제네릭 판매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수익성이 낮아진 것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경로 자체가 좁아졌다는 점이다. 한때 누구나 오를 수 있었던 성장 사다리가 흔들리면서 기업들은 생산 플랫폼과 전달기술, 전문치료영역, 소비자 접점 확대 등 저마다 다른 해법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실제 최근 중견제약사들은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있다. 안국약품은 순환기 중심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고, 경동제약은 cGMP 신공장 투자를 통해 생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명인제약은 펠렛 기술 기반 CDMO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며 동화약품은 DDS와 TDDS 등 약물전달기술 고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기업들이 선택한 방향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같은 사다리를 올랐다면 이제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더 이상 업계에 공통된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장 공식이 비교적 명확했던 과거에 비해 지금은 어느 길이 다음 성장동력이 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최근 신신제약과 삼진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사례 역시 같은 흐름 속에서 해석된다. 선택한 길은 달랐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는 같았다.

    신신제약은 OTC와 생산 효율화 중심 구조로 방향을 틀었고, 삼진제약은 ADC와 전문치료영역 확대로 신약기업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제형 고도화로 개량신약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기업마다 선택은 다르지만 마주한 질문은 같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니라 산업구조 재편의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주요 중견제약사 10곳 중 절반인 5곳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했다. 같은 업황에서도 실적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기업별 전략 차이가 성과를 가르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제네릭과 개량신약만으로도 충분한 성장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수익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며 "이젠 얼마나 많은 품목을 보유했는지보다 어떤 기술과 사업모델을 갖고 있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견제약사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같은 질문에 답하고 있는 것"이라며 "과거 성장 공식을 대체할 새로운 사다리를 찾는 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