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코스피 7500, 코스닥 1000 무너져 … 서킷브레이커까지 미 고용지표 호조 등에 따른 금리인상 우려 영향'스페이스X' 등 대형 IPO 줄대기 … 외인 자금 이탈 가속화극심한 변동성 장세 당분간 이어질 듯
  • ▲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연합
    ▲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연합
    국내 증시는 8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촉발된 반도체 매도 폭탄과 고용 시장 과열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겹치며 장 초반부터 무차별적인 폭락세를 나타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시장의 공포 심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코스피 8%대 폭락 속 서킷브레이커 발동 

    이날 오전 9시 38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7.23포인트(-4.75%) 하락한 7773.36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개장 직후 장 초반 8%대까지 급락하며 7400선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 급락으로 인한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630억 원, 1803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기관은 홀로 337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9000원(-5.78%) 내린 31만 원에 거래됐으며 SK하이닉스도 8만5000원(-4.11%) 하락한 1982만5000원을 기록하는 등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들이 나란히 급락세를 이어갔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도 폭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3.15포인트(-5.30%) 떨어진 949.29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장 중 5% 이상 급락함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335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이 517억 원, 기관이 176억 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 미국발 고용 과열·국채금리 급등 … 반도체주 매도 폭탄 

    이번 폭락장의 배경에는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5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가 자리 잡고 있다. 

    5월 고용은 시장 예상치인 8만 명을 두 배 이상 웃도는 17만2000명 증가를 기록하며 고용 시장의 과열 상태를 증명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했고,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5%를 넘어섰으며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를 돌파하는 등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보였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번지며 지난 주말 나스닥 종합지수가 4.18% 대폭락하는 등 뉴욕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브로드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반도체 핵심 기업들이 무더기로 주저앉으면서 국내 반도체 중심의 IT 기술주 전반으로 도미노 매도세가 이어졌다.

    여기에 차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글로벌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자금 이동 현상까지 가세해 기술주 중심의 무질서한 하락을 부추겼다.

    ◆ 트럼프 "이란과 합의 근접" … 약발 '글쎄'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중동의 휴전 협정이 흔들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긴급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를 통해 "이란과의 최종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으며 다가오는 월요일에서 수요일 사이에 합의문 서명을 예상했다"고 밝히며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에 추가 보복 자제와 협상 테이블 복귀를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중재 노력과 발언은 장 초반 패닉에 빠진 금융시장에서 별다른 약발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지정학적 불확실성마저 고조시키며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 '스페이스X' 등 대형 IPO 줄대기 … 변동성 주의보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극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발 긴축 우려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글로벌 초대형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연이어 예고되어 있어 증시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수급 블랙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12일 나스닥 상장을 앞둔 스페이스X(최대 750억 달러 조달 예정)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합산 공모 금액이 2000억 달러(약 276조 원)에 육박하는 AI·우주항공 분야의 대어들이 줄줄이 상 대기 중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펀드들이 공모주 청약 자금을 마련하고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서 기술주와 반도체 주식을 처분하는 흐름이 빨라지고 있으며 이는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속화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