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月 신용(Margin Debt) 1.3조달러(1982조원)美 GDP 대비 4.1% '사상 최고 수준'레이 달리오가 제시한 '6대 버블지표'서학·동학개미, 2배 레버 ETF 대거 매수미 증시 변동성에 한국 개미도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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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터 연합
    미국 증시의 마진부채(Margin Debt, 신용융자 잔고)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잠재적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미 증시 빚투 규모가 2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역대급 수준으로 쌓인 '빚투(레버리지 투자)'가 매크로 충격과 맞물릴 경우 역대급 반대매매가 발생해 글로벌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서학개미들 역시 미 증시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사들이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 美 GDP 대비 빚투 4.1% '사상 최고 수준'

    10일 금융투자업계와 미국 금융산업규제당국(FINRA)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미국의 마진부채 규모는 1조 3040억 달러(한화 약 1982조 원)로 집계됐다. 무려 2000조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는 전월(1조 2210억 달러) 대비 6.83%, 전년 동기(8505억 6,000만 달러) 대비 53.34% 급증한 수치다.

    특히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마진부채 비율은 4.10%에 달해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증시 낙관론이 과열되면서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극대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투자 업계에서는 이러한 가파른 부채 증가 속도를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가 제시한 '6대 버블 지표' 중 하나로 꼽으며 경계감을 표시해 왔다.

    ◆ 겁없는 서학개미, 폭락장서 레버리지 '폭풍쇼핑'

    문제는 미국 현지의 빚투 열풍에 맞춰 국내 해외주식 투자자(서학개미)들의 위험자산 쏠림 현상도 극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SEIBro) 외화증권 예탁결제 현황에 따르면 미 증시 급락세가 연출된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서학개미들의 결제금액 상위 내역에는 주가 변동성을 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이 대거 포진했다. 

    투자자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SOXL), 디렉시온 데일리 마벨 불 2X(DIREXION DAILY MRVL BULL 2X) ETF나 레버리지 셰어즈 2X 롱 브로드컴(Leverage Shares 2X Long AVGO) ETF 등 주요 반도체 및 빅테크 개별 종목의 레버리지 상품을 수억 달러씩 순매수했다.

    지수가 단기 급락하자 이를 저점 매수 기회로 보고 레버리지 상품을 통해 기대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지만 변동성이 심화하는 국면에서는 원금 손실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만큼 극도로 위험한 '외줄타기 투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 '고용 과열'에 나스닥 4%대 급락

    이처럼 국내외 레버리지 투자가 위험 수위에 도달한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라는 매크로 충격이 가해지자 시장은 곧바로 발작을 일으켰다.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지표는 시장 예상치(8만 명)를 두 배 이상 웃도는 17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고용 시장의 과열이 확인되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했고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4.5%를 돌파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하루 만에 4.18% 폭락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연출했다.

    ◆ 국내 증시 직격탄 … '검은 월요일' 반대매매 이틀연속 '1000억' 

    미국발 반도체 쇼크와 고금리 공포는 국내 증시로 고스란히 전이됐다. 나스닥 폭락 직후 열린 첫 거래일인 8일 코스피 시장은 장중 8%대 급락세를 보이며 서킷브레이커 1단계가 발동되는 등 이른바 '검은 월요일'을 맞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개장 전 시간외 거래(프리마켓)부터 9~10%대 폭락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발 급락장이 국내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폭탄으로 이어지며 하락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 증시자금동향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이달 5일 1661억 9200만 원(반대매매 비중 9.1%)을 기록한 데 이어 8일에도 1391억 3400만 원(반대매매 비중 8.2%)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1000억 원을 크게 넘어섰다. 

    미수금을 갚지 못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물량이 쏟아지면서 지수의 하방 압력을 높인 것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시의 레버리지가 역사적 고점에 달한 상황에서는 작은 거시경제적 충격에도 매물이 매물이 부르는 청산 악순환이 발생하기 쉽다"며 "국내 서학개미들 역시 미국 현지 신용 잔고의 임계점 도달 신호와 자신들이 보유한 레버리지 상품의 변동성을 유념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할 때"라고 조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