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계약-지분투자 유치 … BBB 플랫폼 가치 입증바이오 USA서 파트너링 확대 … 추가 기술이전 추진ABL111·ABL503 임상 진전 … 그랩바디-T 가치 검증이중항체 ADC, 미국 임상 진입 … 차세대 성장축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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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편집자주] 국내 바이오산업은 오랫동안 기술개발과 기술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시장은 기술수출 자체보다 이후 실제 가치실현으로 이어지는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뉴데일리는 [K-바이오, 가치실현의 시간] 시리즈를 통해 국내 주요 바이오텍들이 기술을 기업가치와 현금흐름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기술수출과 마일스톤, 상업화와 로열티 등 K-바이오의 새로운 승부처를 짚어본다.에이비엘바이오가 '포스트 릴리' 전략 가동에 나섰다. 일라이 릴리와의 대형 기술수출 이후 추가 기술수출 추진과 함께 ABL503 병용임상 확대,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미국 임상 진입 등 후속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시장 시선도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릴리와의 기술수출로 뇌혈관 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 경쟁력은 입증된 만큼 후속 계약과 주요 파이프라인 성과가 기업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주주서한을 통해 '바이오 USA(6월22~25일, 샌디에이고)'에서 그랩바디-B 관련 다수의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추가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동시에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siRNA(짧은 간섭 RNA) 기반 접합체 개발과 근육질환 등 적응증 확장도 진행하고 있다.주요 파이프라인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ABL111은 올해 4분기 임상 3상 등록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ABL503은 최근 단독요법에서 기존 면역항암제(PD-1 억제제)와 병용요법으로 개발전략을 확대했다. 미국 자회사 네옥바이오가 개발 중인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ABL206과 ABL209 역시 미국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를 완료하며 본격적인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연구개발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바이오업계에서 플랫폼 기업의 가치는 첫 계약보다 두 번째 계약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첫 계약이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후속 계약은 플랫폼의 범용성과 재현성을 입증하는 과정으로 평가된다.실제 시장이 주목하는 것도 릴리 계약 자체보다 '그 다음'이다.에이비엘바이오는 1월 릴리와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분기보고서상 전체 계약 규모는 26억200만달러다. 이 가운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4000만달러(약 580억원), 임상·허가·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은 25억6200만달러다. 향후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로 받는다.릴리는 지분투자에도 참여하면서 플랫폼 가치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릴리로부터 계약금과 지분투자금 1500만달러(약 218억원)를 수령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67억원으로 전년동기 232억원보다 8배 이상 뛰었다.영업실적에도 계약 효과가 반영됐다. 1분기 매출은 131억원으로 전년동기 21억원에 비해 506% 늘었다. 영업손실은 172억원으로 전년동기 290억원보다 축소됐고, 순손실도 같은 기간 281억원에서 14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아직 제품 매출이 아닌 기술이전 수익 중심 구조인 만큼 후속 계약 여부가 실적과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로 남아있다.그랩바디-B는 약물이 BBB를 통과하도록 돕는 셔틀 플랫폼이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서 BBB 통과는 대표적인 난제로 꼽혔다. BBB를 넘지 못하면 치료물질이 뇌 조직에 충분히 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GSK, 사노피,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와 잇따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특히 GSK와는 최대 21억4010만파운드(약 4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항체뿐만 아니라 RNA 기반 치료제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
- ▲ 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 확장 전략. ⓒ에이비엘바이오
증권가에서도 후속 기술수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릴리와의 계약으로 BBB 플랫폼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특정 기업의 선택에 그칠지 글로벌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활용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그랩바디-B의 적용 범위가 항체에서 siRNA로 확대되고, 적응증도 중추신경질환에서 비만·근육질환으로 넓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빅파마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이 큰 구간"이라고 평가했다.회사는 그랩바디-B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미국 RNA 치료제 전문기업 아이오니스와 공동연구에서 siRNA와 그랩바디-B 접합체를 정맥 투여한 결과 기존 치료제가 접근하기 어려웠던 소뇌를 포함한 주요 뇌 부위에서 목표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결과를 확인했다.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그랩바디-B가 RNA 기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핵심 전달기술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BBB 플랫폼이 기술수출의 핵심축이라면 ABL111(지바스토미그)과 ABL503(라지스토미그)은 또 다른 플랫폼인 '그랩바디-T'의 상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플랫폼 기업에서 신약 개발 기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대표 후보물질인 ABL111은 위암 1차 치료제 시장 진입을 목표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4분기 임상 3상 등록시험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등록임상 진입이 기대되는 가운데 자체 파이프라인 가운데 상업화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로 꼽힌다.ABL503은 개발전략을 단독요법에서 병용요법으로 확대했다. ABL111이 병용요법 임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유사한 개발전략을 적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ABL503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이상훈 대표는 "ABL111이 병용요법에서 고무적인 임상 데이터로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ABL503 역시 병용요법 파트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ADC도 차세대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네옥바이오는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ABL206과 ABL209의 미국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 초기 임상 데이터는 2027년 공개될 예정이다. 두 후보물질 모두 암세포의 서로 다른 표적을 동시에 인식하는 이중항체 ADC로 개발되고 있다.에이비엘바이오는 ADC를 단순 후속 파이프라인이 아닌 'ABL 2.0' 전략의 한 축으로 보고 있다.이 대표는 "이중항체 ADC는 두 개의 종양 항원을 동시에 표적함으로써 기존 단일항체 ADC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모달리티"라며 "듀얼 페이로드 ADC를 비롯한 차세대 ADC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파이프라인을 지속해서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수출 중심 바이오텍에서 반복 가능한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분수령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릴리와의 계약으로 BBB 플랫폼의 가치를 확인한 만큼 이제는 추가 기술수출과 주요 임상 성과를 통해 플랫폼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단계다.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미 GSK, 사노피, 릴리 계약을 통해 BBB 플랫폼 경쟁력을 보여줬다"며 "이제 시장이 보는 것은 후속 기술수출과 ABL111, ADC 성과를 통해 플랫폼의 반복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회사 역시 주주서한을 통해 "그랩바디-B 및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추진, 4-1BB 기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의 임상 개발, 차세대 ADC 연구는 그 어느 때보다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며 "결국 기업의 가치는 성과로 증명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