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파트너십 공개 … ALT-B4 검증 이력 재조명키트루다SC 처방 확대 … 반복 수익구조 본격 전환특허 불확실성 완화 … 글로벌 파트너링 확대 가능성"데이터-계약-허가 넘어 … 플랫폼 가치는 로열티가 증명"
-
- ▲ 대전 유성구 소재 알테오젠 본사 및 연구소. ⓒ알테오젠
[편집자주] 국내 바이오산업은 오랫동안 기술개발과 기술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시장은 기술수출 자체보다 이후 실제 가치실현으로 이어지는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뉴데일리는 [K-바이오, 가치실현의 시간] 시리즈를 통해 국내 주요 바이오텍들이 기술을 기업가치와 현금흐름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기술수출과 마일스톤, 상업화와 로열티 등 K-바이오의 새로운 승부처를 짚어본다.알테오젠이 기술수출을 넘어 로열티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MSD의 '키트루다SC' 상업화와 특허 불확실성 완화를 계기로 ALT-B4 플랫폼이 본격적인 가치실현 구간에 진입하면서다.국내 바이오기업의 평가 기준이 계약 규모에서 실제 현금흐름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알테오젠이 데이터와 계약, 허가를 넘어 반복 수익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가장 먼저 오른 것이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알테오젠은 2019년 체결한 ALT-B4 첫 라이선스 계약의 글로벌 파트너사가 사노피라고 공개했다. 당시 알테오젠은 글로벌 10대 제약사와 총액 13억7300만달러 규모의 ALT-B4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지만, 계약 상대방은 비공개로 유지했다.ALT-B4는 기존 정맥주사(IV) 방식의 대용량 바이오의약품을 SC(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데 쓰이는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플랫폼이다. 투여시간을 줄이고 환자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특허 만료를 앞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생명주기를 연장하고, 차별화된 제형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이번 사노피 공개는 단순한 파트너사 확인을 넘어 ALT-B4 플랫폼의 검증 이력을 보강하는 재료다.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 기술은 사노피를 비롯해 △MSD △아스트라제네카 △GSK △다이이찌산쿄 △바이오젠 △산도즈 △인타스 등 8개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으로 확장됐다.시장에서는 사노피가 개발 중인 '듀피젠트SC'가 키트루다SC 이후 ALT-B4의 두 번째 대형 상업화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듀피젠트는 지난해 매출 178억달러를 기록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실적에는 이미 반영됐다. 알테오젠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15억원, 영업이익 393억원, 순이익 7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4.8%다. 분기보고서상 ALT-B4 관련 마일스톤 수익은 598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본격적인 로열티 단계에 들어서기 전이지만, 기술료와 마일스톤만으로도 고수익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이는 단순한 기술수출 성과와는 다르다. 국내 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은 발표 순간 시장의 주목을 받지만, 계약 총액 대부분은 임상 진전과 허가, 판매 성과에 연동된 조건부 금액이다. 계약금 이후 개발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면 기업가치도 다시 조정된다.알테오젠은 상업화 제품 판매에 따라 마일스톤과 로열티가 발생하는 구간에 들어섰다. 계약서가 손익계산서로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1분기 성과에 대해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파트너 제품의 상업화를 통한 검증된 경쟁력과 축적된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도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 ▲ 알테오젠의 파하주사 제형(SC) 전환 기술(ALT-B4)이 적용된 항암제 '키트루다 큐렉스'. ⓒ머크(MSD)
핵심은 키트루다SC 전환 속도다. 키트루다SC는 4월 미국에서 영구 J-code를 부여받았다. J-code는 병원과 보험사가 주사제 비용을 청구할 때 사용하는 코드다. 적용시 처방과 보험청구절차가 간소화돼 병원 채택이 용이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를 기존 IV 제형에서 SC 제형으로 전환을 가속할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1분기 키트루다 '큐렉스' 매출은 1억2800만달러, 전환율은 1.6%로 제시됐다. 아직 초기 전환 단계지만, 상업화 흐름은 분명하다. 알테오젠이 받을 수 있는 키트루다SC 판매 마일스톤은 최대 10억달러, 약 1조4000억~1조5000억원 규모로 거론된다. 이후에는 판매 실적에 연동된 로열티 수익도 발생한다.로열티 단계에서 특허는 기술만큼이나 중요하다. 상업화 제품이 나오더라도 독점권을 지키지 못하면 반복 수익을 온전히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알테오젠을 둘러싼 특허 이슈가 중요한 이유다.최근 미국 특허심판원(PTAB)은 MSD가 제기한 할로자임의 'MDASE' 특허에 대한 등록후심판(PGR)에서 잇달아 특허불능 판단을 내렸다.12일 PGR2025-00004 사건에서 할로자임 미국 특허 제12,018,298호 청구항 전부가 특허불능으로 판단됐다. 앞선 PGR2025-00003, PGR2025-00006 사건에 이어 현재까지 최종 판단이 나온 PGR 3건 모두 할로자임 패소로 마무리됐다. 할로자임은 MDASE 특허를 근거로 키트루다 큐렉스와 ALT-B4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알테오젠 자체 특허 방어에도 우호적인 결과가 나왔다. 미국 특허청(USPTO)은 할로자임이 알테오젠의 미국 특허 제12,221,638호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제조방법 특허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효심판(IPR)에 대해 심리 개시를 기각했다. USPTO는 할로자임이 심판 대상 청구항에 대해 합리적인 승소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전태연 대표는 "할로자임이 제시한 선행기술과 주장이 당사 제조방법 특허에 대한 IPR 본심리 개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ALT-B4 관련 특허전략과 권리보호체계가 기술적·법적 관점에서 구축된 것"이라고 말했다.권리 기반도 넓어졌다. 알테오젠은 9일 유럽 특허청으로부터 ALT-B4 물질특허 등록 허여(許與) 결정을 받았다. 회사는 이미 미국에서 ALT-B4 물질특허를 등록해 2043년까지 권리를 확보한 상태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핵심 물질에 대한 독점권 확보 절차가 진행되면서 로열티 사업을 지탱할 지식재산권 기반이 강화됐다.특허 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추가 기술수출 기대도 되살아나고 있다. 알테오젠은 1월 GSK 자회사 테사로와 '젬퍼리SC'제형 개발계약을 체결했고, 3월에는 바이오젠과 2개 치료제 SC제형 개발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각각 2억8500만달러와 5억7900만달러다.현재 10개 이상의 잠재 파트너사와 물질이전계약(MTA) 기반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허 분쟁 가능성이 작아질수록 관망하던 글로벌 제약사들의 의사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들은 특허분쟁 가능성이 남아 있으면 계약 논의에 신중할 수밖에 없지만, 최근 판결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걷힌 분위기"라고 말했다.다만 시장 검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알테오젠은 6월8일 28만9500원까지 밀린 뒤 △9일 32만6500원 △11일 34만7000원 △17일 37만3000원으로 반등했다. 18일에는 전일대비 2500원 내린(-0.67%) 37만500원에 마감했다. 특허 리스크 완화와 키트루다SC 상업화에도 5월27일 38만6500원 수준은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결국 주가 재평가는 키트루다SC 판매 속도와 실제 마일스톤 수령, 로열티 전환 시점에 달려 있다. 듀피젠트SC와 '엔허투SC' 등 후속 품목이 이어질 경우 수익구조는 일회성 기술료보다 반복 마일스톤과 로열티에 가까워질 수 있다.또 다른 관계자는 "알테오젠은 국내 바이오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로열티의 시간'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기술수출이 끝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알테오젠이 시장으로부터 받고 있는 가장 큰 시험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