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대응에 1조 재정 투입 … 서민물가 '3% 이내' 사수중동 불확실성에 역대급 폭염, 인플레 사전 차단에 총력오후 7시 7차 석유최고가 발표 … 유가 하락에 최고가 인하
  •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연합뉴스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연합뉴스
    정부가 하반기 전기·가스요금 등 주요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석유최고가격은 현행 수준보다 인하하되 국제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고물가와 고유가로 고통받는 소상공인 지원과 서민 먹거리 공급 확대 등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한다. 

    중동전쟁 이후의 대외 불확실성과 올여름 예고된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민생 경제의 가장 큰 적인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의 하반기 민생물가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서민들이 가장 체감하기 쉬운 '장바구니 먹거리'에 집중됐다.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묶어두기 위해 7~8월 중 역대 최대 규모로 농축수산물 전 품목 대상 할인 행사를 추진한다.

    특히 서민 밥상의 단골 메뉴인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신선란 수입 물량을 기존보다 6배 이상 늘려 2억 개를 추가 도입한다. 또 다음 달 중 노르웨이에 특사단을 파견해 고등어 2000톤을 직수입한 후 저가로 공급하는 한편, 국내산 수출 물량은 정부가 직접 수매해 소비자에게 반값으로 직공급할 방침이다.

    에너지와 교통 등 필수 생계비 부담도 대폭 낮춘다. 서민 경제의 버팀목인 전기·가스요금을 하반기에도 동결하는 것은 물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 판매부과금도 연말까지 한시 면제한다. 등유와 LPG를 사용하는 에너지바우처 수급 가구에는 올해 10월부터 내년 5월까지 쓸 수 있는 14만7000원의 바우처를 추가 지급한다. 고속도로 통행료의 장애인·유공자 감면 대상도 확대된다.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소상공인 희망Dream' 대출 규모를 기존 1조5000억원에서 3조 원으로 2배 확대하고, 착한가격업소에는 추가 할인 캐시백 등의 인센티브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가용한 모든 행정력과 1조원의 재정을 쏟아붓는 이유는 현재 우리 경제가 '중동전쟁 종전 협상'과 '여름철 폭염'이라는 거대한 두 가지 변수 사이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동전쟁 종전 업무협약(MOU) 체결로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국제 유가는 다행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내 경유 평균 가격이 2개월 만에 2000원 밑으로 내려온 것이 그 방증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7시 발표될 '7차 석유최고가격'을 현행보다 인하하고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이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유가 하락의 온기를 민생에 곧바로 전달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문제는 설상가상으로 다가온 '올여름 기후 리스크'다.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올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이 예고되면서 냉방용 전력 수요가 사상 처음으로 98GW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농축수산물 생산량 감소로 인한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며 전력 수요 폭증은 에너지 비용 압박으로 이어져 간신히 잡아가던 물가 기조를 다시 흔들 수 있는 뇌관이다.

    결국 정부의 이번 대책은 중동전쟁의 후속 협상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고물가·고환율·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폭염이 가져올 2차 물가 충격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어벽'을 친 것으로 해석된다. 

    구 부총리가 "고물가·고환율·고금리와 고용둔화 등 민생부담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민생경제의 안정과 회복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전쟁 이후 경제 정상화와 대도약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당장의 물가 소방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 대전환(AX)과 녹색 대전환(GX)에 따른 중장기 고용 안정책인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도 함께 논의했다.

    석탄발전소 폐쇄 등 구조 전환의 충격이 집중되는 지역을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로 선제 지정해 지원한다. 또 청년층을 위해 하반기 중 첨단 부문 집중 교육을 통해 AI 전문인력 1000명을 양성하고 이를 취업과 창업으로 연계해 미래 산업 구조 전환에 따른 일자리 충격을 선제적으로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