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韓·유럽, 하이브리드는 美 공략
1~5월 글로벌 수요 감소에도 기아 판매 증가
대형차 중심 EREV 준비, 미국 시장 우선 타깃
  • ▲ 송호성 기아 사장.ⓒ김서연 기자
    ▲ 송호성 기아 사장.ⓒ김서연 기자
    기아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출시를 미국 시장 중심으로 준비한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전기차는 국내와 유럽, 하이브리드와 EREV는 미국으로 나눠 대응하는 지역별 전동화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기아의 EREV 출시 계획과 관련해 “준비하고 있다”며 “EREV는 큰 차 위주로 준비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을 먼저 타깃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REV는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기반으로 주행하되 내연기관을 발전기로 활용해 주행거리를 늘리는 방식이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장거리 주행 불안을 줄일 수 있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수요가 큰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캐즘 대응 카드로 거론된다.

    기아는 이미 중장기 전략에서 북미 시장을 겨냥한 보디온프레임 기반 하이브리드·EREV 픽업 투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송 사장의 발언은 기아의 EREV 전략이 단순 검토 단계를 넘어 미국 시장을 우선 타깃으로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아가 EREV를 미국 중심으로 준비하는 배경에는 지역별 수요 차이가 있다. 송 사장은 “지역별로 시장이 굉장히 세분화되고 있다”며 “국내와 유럽은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미국은 하이브리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국내와 유럽에서는 EV3, EV4, EV5 등 볼륨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전기차 대중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대형 SUV와 하이브리드 수요를 중심으로 판매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 송 사장은 “미국은 하이브리드 수요가 증가하는 와중에 텔루라이드 신차에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나왔기 때문에 판매 흐름이 굉장히 좋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 속에서도 기아의 판매 흐름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송 사장은 “글로벌 전체 수요가 1월부터 5월까지 5% 정도 감소했지만 기아는 현지 소매 판매 기준으로 4% 이상 증가했다”며 “시장 점유율도 글로벌로 4%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전체 수요가 그렇게 썩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전기차, 하이브리드, 신차 판매 모멘텀에 의해 올해는 강하게 시장 점유율을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전기차 시장 둔화 국면에서도 국내 시장에서 EV 판매를 늘리고 있다.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기아 국내 사업은 전 차종에서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한 24만1271대를 판매했다”며 “이 중 전기차는 5월까지 역대 최다인 6만12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특히 EV3, EV5, PV5는 각각 누적 판매 1만대를 넘기며 전기차 판매 확대를 이끌었다. 기아는 구매 부담 완화와 고전압 배터리 부분 수리 거점 확대, 중고 전기차 품질 등급제 도입 등을 통해 전기차 구매부터 사용, 중고차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의 전동화 전략은 단일 전기차 중심에서 지역별 수요에 맞춘 복수 파워트레인 전략으로 넓어지고 있다. 국내와 유럽에서는 볼륨 전기차로 대중화 수요를 잡고,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와 EREV를 통해 대형차 중심 수요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송 사장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추가 생산 계획과 관련해서는 “당분간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위주로 생산할 것”이라며 “나중에 수요가 넘쳐 추가 모델이 필요할 경우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