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채널 재편 여파 … 수익성 둔화 전망나보타 수출 성장 … 연간 실적 뒷받침하는 핵심축펙수클루·엔블로 해외 확장 … 자체신약 성장기반 확대생산시설·R&D 자금 소요 지속 … 성장축 확장·재무관리 동시 과제
  • ▲ 대웅제약. 사진=정상윤 기자. 240510 ⓒ뉴데일리
    ▲ 대웅제약. 사진=정상윤 기자. 240510 ⓒ뉴데일리
    대웅제약의 2분기 수익성이 전문의약품(ETC) 유통채널 재편 영향으로 다소 둔화할 전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관련 비용 부담이 일시적 요인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 전망도 유지되고 있다.

    시장 관심은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나보타'에 이어 '펙수클루', '엔블로' 등 자체개발 신약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196억원, 영업이익 5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은 전년동기 4054억원에 비해 3.49%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78억원에서 5.97% 감소할 전망이다. 순이익도 401억원에서 379억원으로 5.5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주춤하는 것은 ETC 유통채널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웅제약은 올해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눠 특정 유통업체에 의약품을 집중 공급하는 거점도매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거래처의 재고 반품과 수수료 정산 등이 발생하면서 원가율과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졌고 일부 매출도 이연됐다.

    증권가에서는 관련 영향이 2분기까지 이어진 뒤 하반기부터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통채널 재편에 따른 구조적인 이익 개선 효과가 본격화되는 시점은 내년 이후로 예상된다. 단기적인 비용 부담 완화와 중장기 수익성 개선에는 시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실적 성장을 이끄는 핵심 품목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다. 나보타는 지난해 매출 2288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수출은 1930억원이 매출의 84.3%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518억원으로 전년동기 456억원 대비 13.7% 증가했고 수출액은 423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판매가 확대되는 가운데 브라질과 중동 등으로 수출지역도 넓어지고 있다. ETC 유통채널 재편으로 국내 사업의 수익성이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수출 비중이 높은 나보타의 성장세가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나보타 이후 성장축 후보로는 펙수클루와 엔블로 등 자체개발 신약이 꼽힌다. 두 품목은 국내 시장에서 매출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적응증 추가와 해외 품목허가, 수출계약 등을 통해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는 위궤양 치료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해외에서도 품목허가와 출시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펙수클루 매출은 98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대웅제약은 2030년까지 100개국 출시와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는 글로벌 헬스케어기업 아시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아프리카 8개국을 대상으로 1452억원 규모의 수출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사업화 이후 최대 규모 계약이다. 올해 사우디 품목허가를 시작으로 2027년 상반기부터 8개국에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두 품목의 해외 사업은 나보타와 진행 단계에 차이가 있다. 나보타가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 매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펙수클루는 출시국가와 적응증 확대, 엔블로는 해외 품목허가와 순차 출시를 추진하는 단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나보타 성장세와 함께 펙수클루, 엔블로 등 자체개발 신약의 매출 확대가 향후 실적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 ▲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
    ▲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
    생산시설 확충과 R&D 투자는 중장기 성장기반 확대와 동시에 재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대웅제약은 나보타 3공장과 마곡 R&D센터, 인도네시아 생산시설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잉여현금흐름 적자와 차입금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글로벌 나보타 수요 증가에 대응해 1014억원을 투자한 경기화성 향남 나보타 3공장의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승인절차를 밟고 있다. 가동시 국내 생산능력은 연간 500만바이알에서 1800만바이알로 3.6배 늘어난다. 투자종료시점이 내년 5월 말로 연장된 만큼 신규 생산능력의 실적 기여는 내년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후속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4주 1회 투여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을 도입하며 비만치료제 시장에 진입했다.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은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2상 환자모집을 완료했다.

    투자 확대는 1분기 연결 재무지표에도 나타났다. 1분기 기준 차입금(8980억원)은 4년 연속, 부채(1조2961억원)는 9년 연속 증가해 각각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77.8%) 역시 2년 연속 상승해 10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다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1636억원)은 전년동기 977억원에 비해 67.3% 증가해 10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유동비율(112%)도 2년 연속 상승해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자본 증가(1조1542억원, +24.1%)와 함께 부채비율(112%, -1.67%p)도 전년동기대비 하락했다.

    김진홍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자금 소요에도 영업현금창출력 등을 고려할 때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대웅제약의 올해 연결 기준 매출이 1조6533억원으로 전년 1조5709억원에 비해 5.24%, 영업이익은 1968억원에서 2065억원으로 4.92%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통채널 재편에 따른 비용 부담에도 나보타 수출 성장에 힘입어 연간 외형과 영업이익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펙수클루와 엔블로는 출시국가 확대와 품목허가, 현지 출시를 추진하는 단계에 있고 생산시설과 R&D 투자에 따른 자금 소요도 지속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 수익성 둔화에도 연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장 시선은 하반기로 향한다"며 "나보타에 집중된 실적 성장세를 펙수클루·엔블로 등 자체신약으로 확산하고, 생산시설과 R&D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부담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가 하반기 성장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