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원화국제결제망' 9월 시범운영 앞두고 막판 설계기존 한은망 자금 국제망 이전 검토 … 참가은행 간 보완체계도 논의재경부와 운영규정 협의 … 내년 외국계은행 참여 확대 검토MSCI 편입 기대감 속 원화 유동성 적정 배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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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원화국제결제망 시범 운영을 앞두고 한국은행이 기존 한은금융망 자금을 국제망에서 활용하는 유동성 운용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24시간 원화결제의 핵심인 야간 자금 운용체계가 구체화되면서 참가기관 간 유동성 이전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기존 한은금융망(BOK-Wire+)의 참가은행 당좌계좌에 있는 원화를 국제결제망 계좌로 옮겨 야간 결제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망에서 특정 은행의 결제자금이 부족해질 경우 다른 참가기관과 자금을 주고받아 결제를 이어가는 방식도 논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한은 관계자는 "유동성 관리방안은 아직 최종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기존 한은금융망에 있는 자금을 국제망으로 이전해 활용하거나 참가기관 간 자금을 이체하는 방안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원화국제결제망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금융시장이 문을 닫은 뒤에도 원화를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든 별도 인프라다. 영업일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가동돼 유럽과 미국 시장 업무시간에도 원화 결제가 가능해진다. 시범 운영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곳이 참여한다.관건은 야간 결제에 필요한 원화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다. 국제망에 자금을 적게 배정하면 해외 거래시간 결제가 몰릴 경우 자금 부족으로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 반대로 국제망으로 과도한 자금을 이전하면 기존 한은금융망의 결제 여력이 줄어 국내 지급결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단순한 전산 연계가 아니라 국내와 국제 결제망 사이에서 유동성을 적정하게 배분하는 중앙은행의 운영 체계를 새로 설계하는 작업인 셈이다.국제망 안에서도 유동성은 계속 움직여야 한다. 한 은행에 결제 요청이 집중되면 자금 여유가 있는 다른 참가기관으로부터 원화를 이전받아 부족분을 메우는 방식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다만 자금이체 허용 시간과 한도, 거래 상대방의 신용위험, 장애 발생 시 책임 분담 등은 아직 세부 기준을 마련하는 단계다. 9월 시범 운영에서는 이 같은 유동성 운용 체계가 실제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도 함께 점검할 예정이다.이 같은 구조는 해외 주요 중앙은행도 운영시간 확대 과정에서 채택한 방식이다. 일본은행은 BOJ-NET 개편 당시 기존 당좌계좌와 별도 결제계좌 간 자금 이전을 허용해 실시간총액결제(RTGS)에 필요한 유동성을 관리했다. 금융권에서는 한은 역시 국제망 운영 초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중앙은행과 유사한 방식의 야간 유동성 체계를 구축하는 수순으로 보고 있다.한은은 참가은행 수와 자격 요건, 관련 규정 등을 재정경제부와 협의하고 있다. 시범 운영 일정이 촉박한 만큼 참가 의사를 밝힌 4개 은행부터 시스템을 시험하고, 내년 정식 운영 단계에서는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과 다른 시중은행으로 참여 범위를 넓히는 방안이 유력하다. 참여기관 수에는 별도 제한을 두지 않는 방향이지만 전산·유동성 관리 능력 등 세부 기준은 아직 논의 중이다.원화국제결제망 구축은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한국 자본시장의 거래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정부와 한은은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에 이어 결제시간까지 24시간으로 확대되면 해외 투자자의 원화 활용도가 높아지고 국내 시장의 시차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과도 맞닿아 있다. MSCI는 그동안 한국 시장의 규모와 유동성은 높게 평가하면서도 역외 원화 접근성과 결제 편의성 부족을 시장 접근성의 한계로 지적해왔다. 국제결제망이 안정적으로 안착하면 해외 투자자는 국내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원화를 확보하고 결제할 수 있어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입증할 수 있다.은행권에서는 전산 시스템보다 유동성 운영 체계가 국제결제망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4시간 결제가 가능해져도 필요한 순간에 원화를 확보하지 못하면 거래가 멈출 수 있다"며 "기존 한은망 자금의 이전 규모와 참가기관 간 자금이체 기준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