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이용한 경영승계 의혹...티엔엠은 신원의 진짜 알맹이고 핵심?
  • ▲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 ⓒ연합뉴스
    ▲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 ⓒ연합뉴스

     

    패션기업 신원(회장 박성철)의 지배구조가 구설에 오르면서 새로운 의문들을 낳고 있다. 신원의 최대 주주인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이하 티앤엠)의 실체를 두고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는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매출도 없는 티앤엠을 둘러싸고 신원의 경영승계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티앤엠은 신원 지분 28.42%(1798만821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나머지는 모두 지분 5% 미만의 소액주주들로 구성됐다. 신원은 신원글로벌(50%)·신원네트웍스(100%)·신원지엘에스(100%) 등 계열사와 과테말라·베트남·중국·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을 지배하고 있다. 즉, 티앤엠은 신원을 통해 그룹 전체를 장악한 셈이다. 티앤앰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티앤엠, 최대주주 되기까지 

    1973년 설립된 신원은 박성철 회장이 신원통상으로 시작해 초반에는 스웨터를 생산해 수출하는 사업으로 출발했다. 한때 그룹 매출이 2조원에 달하는 등 큰 전성기를 누렸으나 IMF 외환위기 때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도 위기에 몰렸다. 이후 신원은 2003년 5월 5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해 패션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는데, 이 시기에 소리 소문 없이 나타난 기업이 바로 티앤엠이다.

    2001년 설립된 티앤엠은 잡지광고 등 비상장기업의 광고대행 업체다. 타법인 지배 등도 사업목적에 포함돼 있다. 처음 강남구 신사동에 회사를 세워 서초구 잠원동을 거쳐 2004년 서울 마포구 공덕동으로 자리를 틀었다.

    티앤엠은 차입금을 늘려 지분을 사들이는 등 2005년 신원 대주주로 자리 잡았다. 워크아웃 당시 티앤엠이 신원 주채권 은행이었던 외환은행 등으로부터 60억 원을 차입해 꾸준히 신원 지분을 매입, 마침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섰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티앤엠이 올린 매출은 전혀 없다. 공시를 처음 시작한 2005년 6900만원이 전부인데, 신원에서 발주한 금액으로 나타나 사실상  매출이 ‘0원’ 셈이다. 매출이 없는데 무슨 돈으로 매입했냐는 의문이 생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2세 체제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 경영승계 의혹...티앤엠, 신원의 핵심

    박 회장이 7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신원은 2세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장남을 빼고, 차남과 3남이 입사해 경영수업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 3월 말 박 회장의 자녀 삼형제는 신원 지분을 각각 0.82%(52만주)씩 똑같이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지분은 경영권을 승계하기에 미미한 수준이다. 더욱이 현재 박 회장은 1998년 신원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보유 주식을 모두 회사에 무상증여해 현재 지분이 전혀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상장기업인 티앤엠의 지배구조에서 박 회장 소유의 지분이 전혀 없다는 의미는 이미 경영 승계 작업이 마무리 됐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는 평이다.

    결정적으로 의혹이 풀리게 된 것은 티앤엠의 지분구조가 박 회장의 지인들이 100%를 보유하고 있다고 파악된 데서다. 이중엔 박 회장 자녀들의 지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회장의 세 아들이 티앤엠 이사로 등기돼 있어 이들이 티앤앰을 이미 장악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말 삼형제는 모두 임기 3년의 티앤엠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따라서 박 회장 일가가 믿는 구석은 결국 티앤엠이라는 결론이다. 업계는 티앤엠이 최대주주로 있게 된 것이 경영 승계를 위한 밑밥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티앤엠이 신원의 핵심"이라며 "여러 정황을 살펴봐도 박 회장과 관련한 각종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