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SK 8000억, GS 7000억, 에쓰-오일 4000억, 현대 1000억대 내다봐국제유가 60달러 수준서 안정세, 정제마진도 배럴당 8달러 수준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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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 악화를 맛 본 국내 정유4사가 올 2분기에는 최대 2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반토막 나 출렁이던 국제유가가 올 1·2분기 50~60달러 안팎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한편 정유사들의 수익에 가장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도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수익 개선을 주도했다.

    3일 정유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번 2분기에 매출 12조9170억원, 영업이익 6616억원을 거둘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했다. 지난해 설립 37년 만에 사상 최초 영업적자를 냈던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영업이익 321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6월 이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대부분 8000억원 대로 상향조정하고 있어 지난 2012년 3분기(8835억원) 이후 최대 실적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GS칼텍스는 2분기 매출 7조6526억원, 영업이익 6219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최대 전망치는 7700억원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에쓰-오일(S-OIL)은 매출 4조9357억원, 영업이익 4450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으며 현대오일뱅크 역시 2분기에는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정유4사의 증권사 전망 평균치 영업이익만을 종합해보더라도 올 2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거둔 정유4사가 2분기 만에 이같은 실적개선을 이룰 수 있었던 데는 국제유가 안정세와 정제마진 개선이 효자노릇을 했다.  

    100달러 대에 이르던 국제유가는 지난해 9월부터 폭락을 거듭하면서 올 초 40달러대로 추락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유가 붕괴로 정제마진 악화는 물론 재고평가손실의 이중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재고평가 손실이란 정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자산의 가격이 하락했을 때 그 하락된 가격으로 재고의 가치를 평가함으로써 생기는 손실을 뜻한다. 원유를 들여와 정제시설 투입까지 최소 한달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원료를 비싸게 들여오는 사이 가격이 폭락하면서 낮은 가격에 형성돼 있는 시장에 팔아야하는 상황이 초래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유가가 50~60달러 대의 안정세를 보이면서 정제마진이 대폭 개선되고 재고평가손실 부담도 덜게 됐다.

    정유업계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은 지난해 3분기 배럴당 4.3달러에서 4분기 6.3달러에 이어 1분기 8.5달러, 2분기 8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저유가 상황이기는 하지만 정제마진이 높으면 정유사들의 수익은 늘어나게 된다.

    이 밖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증가, 경쟁국 설비증설 지연 및 대규모 정기보수에 따른 공급감소 등도 정유사들의 수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초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현행 생산량을 유지키로 하면서 원유 시장이 구매자 우위 시장(Buyer's Market)으로 바뀐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정유업계에서는 올 1·2분기 깜짝 실적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로 인한 유가 급락 가능성과 달러환율, 중국 자급률 상승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만큼 현재 실적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한 것이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 5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 1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이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에견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글로벌 공급과잉 구조 등 펀더멘털은 변한 게 없는 만큼 실적 호조는 잠깐 왔다가는 '알래스카의 여름' 같은 것일 수 있다"고 말하며 일각의 낙관론을 경계했다.

    이어 "앞으로 다시 도래할 '겨울폭풍'에 대비해 올해가 마지막 '골든 타임'이라고 생각하고 만반의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