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업체 '재고관리' 집중에 부품업체 1분기 힘들었지만…"저점 찍고 반등 나서" 베트남-필리핀 이어 중국 생산량 확대… 새 공장 실적 반영 기대감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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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의 전자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가 지난해 말 잇달아 세운 베트남과 필리핀 새 공장들이 예열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수익 창출에 돌입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베트남공장이 최근 막바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공장은 스마트폰 부품 중 하나인 광학식 손떨림 보정(IOS)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말 완공된 이후 현재 생산 수율(불량 없이 제품을 양산하는 비율)을 안정화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베트남 성적표는 오는 2분기 후반부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공사를 마친 필리핀 공장도 실력을 발휘할 날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르면 3분기 중 수율 문제를 마무리하고 곧바로 대량 생산체제에 들어갈 전망이다.

    필리핀 공장의 경우 기존 생산시설에다 지난해 6월 3000여억원을 들여 증설 공사를 진행했다. 주요 생산품목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흘려보내는 부품이다. 주로 스마트폰과 TV, PC 등 가전제품에 쓰인다.

    삼성전기는 또 중국 빈해신구에 위치한 MLCC 공장에 대한 증설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중화권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삼성전기의 의지가 담긴 포석이다.

    MLCC와 같은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높은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길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MLCC는 삼성전기 전체 매출 가운데 30%대 중후반을 책임지는 주력 사업이다. 개별 제품군 중에선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조금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품 업계 모두에 불어닥친 한파 때문이다.

    완성품 판매 업체들은 과거에 비해 재고 관리를 엄격히 실시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부품 효율화 작업도 까다롭게 펼치고 있다. 부품 업체 입장에선 공급량 자체가 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 둔화도 직격탄을 날렸다. 삼성전기 역시 이 같은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잘 팔리면, 삼성전기 실적이 오른다'는 방정식도 의미가 희석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S7 시리즈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하락 폭을 낮추는 데는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기는 갤럭시S7 시리즈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과 MLCC, 통신모듈(무선충전) 등을 지난 2월부터 공급했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삼성전기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600억원대 후반으로 내다보고 있다. 1분기(1~2월)가 전통적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는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의 1분기 실적은 비수기 영향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 전망"이라면서 "그러나 1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까지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