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동했던 에어백 재사용 등 일반적인 프로세스와 어긋난 정비 횡행일반 정비소에 기술 지원 대폭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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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BMW코리아 한 기술관계자가 일반 정비업체에서 벌어지는 비전문적인 정비의 위험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모습.ⓒBMW코리아
    ▲ BMW코리아 한 기술관계자가 일반 정비업체에서 벌어지는 비전문적인 정비의 위험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모습.ⓒBMW코리아

     


    # A씨는 한 번 터졌던 에어백을 수리받기 위해 정비소를 찾았다. 하지만 정비소에선 신제품이 아닌 이미 작동했던 에어백을 밀어 넣어 재사용했다. 이 경우 사고 발생 시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큰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 B씨는 블랙박스용 보조배터리를 장착하기 위해 일반 정비업소를 찾았다. 보조배터리의 경우 진동, 온도 등에 민감해 별도의 보호장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비 받은 곳에선 비용 절감을 이유로 보호장치 없이 보조배터리를 설치했다. 이 경우 보조배터리의 화재 및 폭발 가능성 높아진다.

    # C씨는 교통사고로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를 잇는 뼈대인 'B필러' 부분이 파손돼  일반 정비소를 찾았다. 이곳에서 수리해준 방식은 본딩&리벳팅이 아닌 열을 가해 이음새를 잇는 용접이었다. 이 경우 사고 시 쉽게 뼈대가 부서질 수 있어 더 큰 사고를 부를 수 있다.

     
    BMW코리아가 자사의 차량을 일반 정비소에 맡긴 사례를 조사한 결과 발견한 결함들이다.

     

    지난 9일 BMW코리아는 수원 서비스센터에서 'BMW 미디어 아카데미 2016'를 열고 일반 정비업체의 비전문적인 정비가 얼마나 위험한 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지에 관해 설명했다.

    먼저 정상환 BMW코리아 매니저는 "일반 정비업체의 어긋난 수리 프로세스가 차량과 운전자의 안전에 상당한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에어백 수리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일부 정비 업체에서 이미 작동됐던 에어백을 재사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에어백을 재사용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별도의 저항 장치를 장착, 경고등이 뜨는 것을 막는 등의 수법으로 눈속임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일반 정비업소에서 잘못 설치한 블랙박스용 보조배터리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보조배터리는 진동, 온도, 과충전, 과방전 등에 대해 취약한 부품이다. 별도의 보호장치가 없이 보조배터리만을 설치할 경우 작은 충격에도 폭발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BMW 공식 서비스센터에서는 배선에 전류 제어 센서를 부착해 차량이 큰 충격을 받을 시 배터리 단자와 배선이 끊어지도록 설치한다. 하지만 일부 정비업소에서는 별도의 보호장치가 없이 보조배터리만을 설치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이는 대표적인 일반 정비업체의 허술한 정비 사례로 꼽힌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 ▲ 전선의 용량보다 높은 전류를 흘려보내자 전선에서 연기가 나는 모습.ⓒ남두호 기자
    ▲ 전선의 용량보다 높은 전류를 흘려보내자 전선에서 연기가 나는 모습.ⓒ남두호 기자

     


    잘못 설치된 배선의 위험성도 상당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 정비업체들이 배선작업을 할 때 용량이 맞지 않는 전선과 퓨즈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며 "적절하지 못한 배선작업은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간단한 시연을 통해 위험성을 증명했다. 전선의 용량보다 높은 전류를 흘려보내자 연기를 내뿜기 시작하면서 전선 피복이 검게 타버렸다. 용량이 맞지 않는 퓨즈를 사용할 경우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과전류 발생 시 전류의 흐름을 차단하는 퓨즈가 전선의 용량보다 클 경우 과전류를 흘려도 퓨즈가 끊어지지 않아 불을 뿜어낸다. 실제 차량에서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되면 주변에 연결된 배전 설비와 합선되면서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반 정비업소의 잘못된 프레임 가공 문제점도 지적했다. BMW코리아 공식 서비스센터는 절단된 뼈대를 다시 잇는 과정에서 보강재를 덧대고 본딩과 리벳팅을 한다. 이 작업을 마친 구조물은 1.9t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강도를 가진다.

    반면 외부 정비소에서는 용접을 통해 부품을 복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조직이 파괴되거나 약해져 사고 발생 시 뼈대가 쉽게 부서질 수 있다. 실제 BMW코리아 자체 실험 결과 용접을 한 구조물은 1.3t의 무게밖에 견딜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의 위험성 마저 근절하겠다" 의지 표명

    BMW코리아가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8년 이상된 노후화된 차는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외부 수리업체에 맡기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BMW코리아는 일반 정비소에 기술 지원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일반 정비소에 정확한 차량 진단과 올바른 수리 방법을 교육함으로써 전체적인 BMW의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4월14일에는 일반 정비업체 관계자 20여명을 대상으로 △차량 진단장비 소개 △차량진단 △수리 프로세스 실습 등의 교육을 진행했다. BMW코리아는 올해 분기별 1회씩 엔진, 섀시, 전기계통 신차 관련 기술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7월부터는 외부 온라인 정보 공개 시스템을 오픈해 일반 정비소에 △현재 부품 카탈로그 △정비 매뉴얼 △정비 교육자료 △진단장비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외부공업사가 BMW 차량에 대해 올바른 정비를 할 수 있도록 부품정보, 차량 메뉴얼 정보 등을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며 "국내 수입차 중 최초로 시도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해 2000억원을 투자해 연말까지 79개 서비스센터, 1200개 워크베이로 확장한다. 전응태 BMW그룹코리아 AS 총괄 상무는 "BMW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고객들의 관심이나 기대수준이 높은 평"이라며 "적극적인 AS투자로 서비스 확대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