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이미지 구축·VIP 고객 확보에 강점신한·KB·하나금융 국내 골프계 큰손 자리매김
  • 늦더위가 가시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초록의 필드를 즐길 수 있는 라운딩의 계절이 돌아오자 은행들이 한해 동안 준비해 온 골프 대회들도 하나 둘 시작되고 있다.

    골프 마케팅은 은행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만들고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끄는 만큼, 은행들의 골프 대회 사랑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유명 프로골퍼들의 라운딩을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어 VIP고객들의 반응이 좋고, 후원하는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 '든든한 조력자'로 고객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효자 마케팅으로 손꼽힌다. 

    금융권에서 골프 마케팅에 힘을 실은 곳은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로 은행권의 골프 후원을 두고 경쟁 체제를 구축해왔다.

  • ▲ 신한금융지주는 29일부터 나흘 동안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클럽에서 신한동해오픈을 진행한다. ⓒ 신한금융지주
    ▲ 신한금융지주는 29일부터 나흘 동안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클럽에서 신한동해오픈을 진행한다. ⓒ 신한금융지주
    은행권의 골프 마케팅 스타트는 신한금융지주가 먼저 끊었다. 지난 1981년, 국내 골프대회가 없었던 상황에서 우수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최고의 상금을 내걸고 남자 골프 대회를 개최한 것.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을 창립했던 1981년부터 신한동해오픈을 매년 열면서 골프계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신한동해오픈은 지난 30년 동안 최경주, 지브밀카싱, 안창수, 김민휘 등 스타 골퍼들이 출전해 명승부를 펼치며 큰 화제를 모아왔다. 

    최근 몇년 동안 여자프로골프의 인기에 가려져 대회 개최와 갤러리 유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남자프로골프 대회 유치에 힘썼던 공을 인정받아 국제대회로 격상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동해오픈이 아시아투어로 편입되며 국제 대회로 성장한 만큼, 상금 규모도 기존 10억원에서 12억원으로 늘리는 등 남자골프대회의 자존심을 다시 한 번 살리겠다는 각오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날부터 나흘 동안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클럽에서 신한동해오픈을 진행한다. 

특히 올해는 가족과 함께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였다. 어린이도 쉽게 골프를 체험할 수 있는 '신한 패밀리 골프파크'를 운영했고, 드론 날리기 코너나 가상현실(VR) 체험존 등 고객의 흥미를 이끌만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 ▲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이 내달 13일부터 16일까지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리조트 오션코스에서 열린다. 하나금융그룹 소속 박세리 선수는 이번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끝으로 은퇴한다. ⓒ 연합뉴스
    ▲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이 내달 13일부터 16일까지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리조트 오션코스에서 열린다. 하나금융그룹 소속 박세리 선수는 이번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끝으로 은퇴한다. ⓒ 연합뉴스
    신한금융지주가 남자골프대회를 책임지고 있다면, 하나금융지주는 여자골프대회 후원에 앞장서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골프에 첫 발을 들인 것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FnC코오롱과 함께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한국오픈골프선수권 공동 타이틀스폰서로 나섰다. 

    이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인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을 개최했고, 2007년에는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 총상금 10억원을 후원하며 대회 입지를 다지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2010년부터는 LPGA투어 대회인 하나은행 챔피언십의 단독 스폰서로 참여하며 골프 마케팅에 더욱 정성을 쏟았다. 

    이와 함께 2008년부터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인경, 박희영 선수와 금메달리스트인 정재은 선수를 후원하며 인재육성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하나금융지주는 박세리, 박희영, 유소연 등 유명 프로골퍼들로 구성된 골프단을 운영 중이다. 

    최근 하나금융 골프단에 소속된 유소연은 프랑스 에비앙 레벵에서 열린 LPGA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에서 내달 13일부터 나흘 간 '2016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개최하며 총상금은 약 23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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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KB금융은 지난 7일 서울·수도권 내 우수 고객을 초대해 박인비 선수가 함께하는 골프 콘서트 행사를 마련했다. ⓒ KB국민은행
    ▲ KB금융은 지난 7일 서울·수도권 내 우수 고객을 초대해 박인비 선수가 함께하는 골프 콘서트 행사를 마련했다. ⓒ KB국민은행


    KB금융도 박인비 선수를 앞세워 골프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박인비 선수가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세계 최초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감동 드라마를 써내면서, 후원자인 KB금융도 덩달아 좋은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지난 7일 서울·수도권 내 우수 고객을 초대해 박인비 선수가 함께하는 골프 콘서트 행사를 마련했다.

    박인비 선수가 퍼팅 비결을 알려주고 직접 홀을 이동하며 필드 코칭은 물론 리우 올림픽의 생생한 후일담도 들려준 덕분에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최근에는 저축은행들도 골프 마케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OK저축은행은 골프 대회에 기부를 접목한 'OK저축은행박세리 인비테이셔널(Invitational)'을 오는 30일 개최한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010년부터 '선수들을 위한 대회, 기부를 중시하는 대회'라는 테마 아래 골프 대회를 열고 있다. 

    매년 OK 페이존 적립 금액과 선수 상금 10%로 기부금을 마련해서 경제적 환경이 어렵지만 프로골퍼를 꿈꾸는 학생들을 후원하고 있다.

    이번 대회 총 상금은 6억원이며 박세리 감독이 직접 초대한 한국 여자프로골퍼들이 경기를 펼친다. 올해 KLPGA와, LPGA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뽐낸 박성현 선수를 비롯해 안선주, 장수연 등 유명 선수들이 출전한다.

    SBI저축은행도 지난해말부터 KLPGA 허윤경, 정연주 선수를 총 2년동안 후원하는 계약을 맺고 골프를 활용해 중소기업 대상으로 기업금융 마케팅을 강화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