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가격 원칙" 내년초 매각 유력



KDB산업은행이 28일 이사회를 열고 대우건설을 매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매각 시점은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이로써 산은은 2010년 대우건설을 인수한 지 6년 만에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대우건설 매각 안건을 논의, 시장가치를 매각 원칙으로 내세웠다. 

산은은 향후 매각 주관사 선정하고 적정 매도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실사작업 등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이다.

산은은 2010년 말 유동성 위기를 겪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 관리를 받게되자 KDB밸류 제6호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대우건설 경영권을 인수했다. 

지금껏 산은이 대우건설에 쏟아부은 돈은 3조2천억원에 달한다. 경영권 지분 50.75% 인수(2조2천억원)와 유상증자(1조원)를 포함해 3조2천억원이다. 

산은은 지금껏 대우건설 주가가 인수 가격(주당 1만5천원대)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는 이유로 매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는 6340원대(28일 오후 3시 기준)로 인수가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산은이 매각에 성공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거머쥔다고 해도 매각대금은 2조원대에 불과해 원금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헐값 매각 논란에서도 벌어나기 어려워졌다. 

산은이 대규모 손실을 감내하고 대우건설 매각에 속도를 내는데는 대우조선해양 부실에 따른 비금융자회사 매각에 대한 압박이 큰 탓이다. 

대우건설은 국내 시공능력 4위, 매출 10조원대의 대형 건설사로 워낙 덩치가 커 국내 기업들이 선뜻 인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 매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외국 기업에 헐값에 넘기는 게 적절한 지에 논란의 여지가 크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나 채권단도 국내 건설사나 사모펀드가 대우건설을 인수하기를 내심 희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SK건설, 부영, 호반건설 등을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