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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연말연시를 거치며 공공요금과 보험료·대출금리·수수료 등 금융 관련 비용 등이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식음료 등 생활물가도 곳곳에서 인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지고 있다.

    20일 관련 부처와 금융권,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지역별 상·하수도 요금 인상이 내년 초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이는 2014년 정부가 각 지자체에 요금 현실화율을 끌어올리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하수도 요금의 경우 원가의 35.5% 수준에서 머물던 것을 2배가량인 70%까지, 상수도는 82.6%에서 90%로 인상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 권고에 따라 2017∼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요금 인상이 내년 1월에도 이어지는 것이다.

    서울시는 내년 1월 1일부터 하수도 요금을 10% 인상할 예정이다. 부산시와 대구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8∼9% 수준의 상수도와 하수도 요금 인상을 이어간다.

    이 밖에도 과천시·춘천시·충주시 등이 올해 상·하수도 요금을 인상한 주요 지자체들의 뒤를 이어 요금 인상 대열에 합류할 계획이다.

    대중교통 요금도 더 오를 조짐이다.

    대구시는 올해 12월부터 시내버스·도시철도 이용요금을 교통카드 결제 기준으로 150원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인천시도 지난달 18개 노선의 광역버스 기본요금을 150원 올리는 방안을 의결했다.

    전라남도는 시내, 농어촌 버스요금을 70∼110원 인상해야 한다는 용역 결과에 따라 올해 안에 시기를 고려중이다. 부산시도 시내버스·도시철도·경전철 등의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는 택시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두고 서울·인천시와 협의하고 있다.

    가계에 직격타를 주는 금융 관련 비용도 오름세를 보인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가리지 않고 꿈틀거리고 있다.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의 변동금리는 10월 말 2.70∼4.20%였으나 지난 17일에는 2.75∼4.46%로 올랐고, 같은 기간 혼합형 고정금리는 2.94∼4.40%에서 3.54∼4.79%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트럼프발(發) 인플레이션' 우려에 시장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근간이 되는 신규 코픽스는 지난 9월 상승세로 돌아선 후 두 달간 0.1%포인트가 상승했다.

    금융당국이 보험상품 자율화 조치를 내놓은 이후 거듭 올라가는 보험료도 인상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삼성생명·한화생명 등 대부분의 생명보험사가 보장성 보험의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안팎 내린 데 이어, 이달에는 농협생명과 삼성화재가 예정이율을 0.20∼0.25%포인트 인하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추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먼저 예정이율을 낮춤에 따라 내년 1월에는 다른 주요 손보사들이 대부분 비슷한 폭으로 예정이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가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할 때의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비자카드가 국내 카드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외결제 수수료율을 1.0%에서 1.1%로 인상하기로 한 데 이어, 중국의 은련카드도 최근 면제해주던 해외결제 수수료를 0.8%로 올려받기로 했다.

    비자카드와 은련카드가 연달아 수수료 인상에 나서면서, 다른 글로벌 카드사들도 해외 수수료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의 고지 기간이 지나면 내년부터 소비자들은 더 높은 해외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식품류의 '장바구니 물가'도 뛰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 술인 소주의 가격이 올해 초 줄줄이 오른 데 이어 이달에는 오비맥주가 4년 3개월 만에 카스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다.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다른 맥주 업체들로 인상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음료 중에는 코카콜라가 이달 1일부터 콜라와 환타의 출고가를 평균 5%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각종 커피음료와 라면 등 다른 소비재들도 연말연시를 전후해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