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세종 등서 올라와 현지서 숙식해결떴다방 자리싸움에도 웃돈 형성
  • ▲ 평택고덕신도시 견본주택. 주변은 떴다방과 미분양 사업지 관계자들로 혼잡한 모습이 연출됐다.ⓒ뉴데일리
    ▲ 평택고덕신도시 견본주택. 주변은 떴다방과 미분양 사업지 관계자들로 혼잡한 모습이 연출됐다.ⓒ뉴데일리



    지난주 개관한 평택고덕신도시 한 견본주택 현장. 취재를 마치고 나와 명함을 돌리던 한 중개사무소 직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물딱지(특별공급 당첨권)를 3000만원에 매수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왔다. 아직 청약접수를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호언장담하는지 궁금했다.

    돌아온 답변은 다자녀 가구 등 특별공급 당첨이 확실한 청약통장을 이미 확보했다는 것이었다. 웃돈 3000만원 이하로는 절대 팔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들은 아마도 청약통장을 1000만∼2000만원을 주고 사들였을 것이다. 즉, 이익을 남기기 위한 물딱지 가격은 정해져 있는 것이다. 이는 고덕신도시 분양권 불법전매 시작점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고덕신도시 분양권 웃돈은 4000만원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다. 불법 매수자가 다시 분양권을 100만∼200만원 얹어 시장에 내놓은 단타치기도 성행하고 있었다. 일반분양·공공분양·특별공급 등 거래대상은 제한이 없다. 이는 수요자가 원치 않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웃돈으로 이어진다.

    전국 떴다방이 고덕신도시에 몰렸다는 것은 업계에서도 유명한 이야기다. 그들은 세종·부산 등지에서 올라와 인근에서 숙박하며 '한탕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등장한 11·3부동산대책 이후 장사할 곳이 마땅치 않아 전국을 돌아다니는 경향이 심해진 것.  

    그들이 고덕신도시를 노리는 이유는 분양권 전매제한이 1년에 불과한 데다가 전국구 청약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고덕신도시가 투자자도 떴다방도 분양권 단타치기가 가능한 전국에서 유일한 지역인 셈이다.

    현장에선 떴다방 천막을 설치하기 위한 자리싸움도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손님을 유치할 수 있는 접근성이 가장 우수한 자리는 암암리에 거래된다는 후문이었다. 고덕신도시가 떴다방 먹잇감이 된 것으로 해석됐다.

    건설사들은 떴다방을 두고 '필요악'이라고 설명했다. 청약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손님들이 견본주택 인근에 떴다방이 몰려들면 '돈이 되는구나'라는 의식을 갖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업지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건설사가 직접 주변 중개사무소에 연락해 떴다방 '모시기'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국토부는 지난달 청약시장 불법행위 집중점검을 진행했다. 당시 고덕신도시는 점검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현장은 국토부 의도와는 정반대 모습이었다. 무분별한 불법전매가 진행되고 있었다. 매수희망자는 물론이고 당첨자도 자신이 확보한 분양권을 팔기 위해 가격을 흥정했다.

    국토부 점검 결과를 보면 불법전매·무등록 중개 적발은 고작 1건에 불과했다. 불법이 활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138명을 투입한 결과치고는 초라했다.

    국토부는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전문가들은 풍선효과가 계속되면 조정지역 검토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올해 고덕신도시 신규분양은 A16블록을 포함해 총 4개 단지가 시장에 풀린다. 앞으로 토지매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국토부가 실수요자를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낼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