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주류·디아지오·매일유업 등 자사 관리 제도로 정기적 점검생맥주 관 청소·깨끗한 맥주잔 등이 맛에 영향 미쳐
  • ▲ (좌)하이트진로 맥스 생맥주, 오비맥주 카스 생맥주. ⓒ각사
    ▲ (좌)하이트진로 맥스 생맥주, 오비맥주 카스 생맥주. ⓒ각사


    생맥주의 계절, 여름을 앞두고 국내 주류업계가 '맛' 지키기에 나섰다. 공장에서 완성 돼 나오는 병맥주나 캔, 페트 제품과 달리 생맥주는 업장 내 관리·점검이 맛의 핵심이기 때문에 자체 단속에 나선 것이다.

    2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생맥주는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제품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는데다 브랜드별로 관리법도 조금씩 달라 최상의 맛을 보기 위해서는 품질 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에 주류업체들은 각 브랜드에 맞는 고유의 관리 제도를 운영하면서 맥주 맛과 신선도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 오비맥주, '생맥주 품질관리 인증제'로 매월 점검

    국내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지난 2008년 10월부터 '생맥주 품질관리 인증제(BQP, Best Quality Pub)'를 시행해오고 있다.

    카스 생맥주를 판매하는 업소를 대상으로 생맥주 맛, 잔 청결, 기기 관리, 냉각기 관리, 생맥주 통 보관 등 5가지 관리항목과 21가지의 세부항목으로 구성된 품질체크리스트에 따라 매월 평가를 진행한다. 

    전국의 영업사원들이 총 3차례의 점검을 거쳐 점수가 3번 모두 85점 이상인 업소에만 인증패를 수여한다. 현재 인증업소는 전국적으로 약 1500개에 달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생맥주는 맛과 향이 좋으면 신선한 제품"이라며 "생맥주 회전이 잘 되지 않아 품질 유지기한이 임박하거나 품질 유지기한이 지난 맥주는 풍미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맥주를 판매하는 업소에서 매일 기자재를 청소하는지가 맛을 결정 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깨끗한 맥주잔에 맥주를 따르면 기포가 생기지 않고 밀도가 높은 거품이 생기고 거품이 오래 유지된다"고 전햇다.

    오비맥주는 대표 제품인 카스를 비롯해 프리미어 OB, 카프리, 버드와이저, 호가든, 레페, 스텔라 아르투아,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호가든 로제 등 총 9개 브랜드의 생맥주를 취급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오비맥주의 생맥주를 판매하는 업소는 3월 말 기준 약 6만4000개에 달한다. 

    ◇ 하이트진로, 전문 인력이 직접 관리하는 '생맥주 관리사' 제도

    하이트진로는 2012년부터 맥주 품질을 관리하는 '생맥주 관리사' 제도를 도입했다. '생맥주 관리사'는 하이트진로 협력매장에 생맥주 기자재를 설치하고 수리할 뿐 아니라 맥주 품질과 위생을 수시로 관리하는 전문 인력이다.

    '생맥주 관리사'들은 생맥주를 신규로 취급하게 되는 업소에 냉각기 등 생맥주 기자재를 설치해주고 문제가 발생하면 기자재에 대한 수리도 진행한다. 

    생맥주 관리사는 맥주 품질 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이수하고 이를 토대로 전국 생맥주 사업장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생맥주 품질관리 기준에 따라 각 사업장의 생맥주 품질 맟 위생관리를 진행한다. 업주들에게는 맥주의 특성과 생맥주 관리에 대한 이해를 높여 맛있는 생맥주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하이트와 맥스, 드라이디, 블랑 1664 생맥주 모두 동일한 방법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며 "현재 하이트진로 생맥주 관리사는 전국에 20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업주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상시 방문해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 롯데주류, 업소 주기 점검·일일 물세척 권장 교육

    롯데주류는 클라우드 생맥주를 관리하기 위해 영업사원뿐만 아니라 별도의 관리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업소를 방문해 생맥주 기기 점검, 냉각기 및 라인 클리닝, 소모품 교체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점주들에게도 영업 종료 후 일일 물 세척을 할 것을 권장하고 교육하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신선한 맥주는 크림거품 입자가 고르고 황금빛의 색과 향을 가지고 있다"며 "생맥주 전용잔이 깔끔하고 청결하게 관리되는 업장일수록 맥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롯데주류는 호텔 및 리조트, 골프장, 맥주전문점, 식당 등 전국 약 5000여개 업소에서 클라우드 생맥주를 취급하고 있다.


  • ▲ 기네스 생맥주. ⓒ디아지오코리아
    ▲ 기네스 생맥주. ⓒ디아지오코리아


    ◇ 디아지오, 기네스 '퍼펙트 퀄리티 프로그램'으로 매월 점검

    디아지오코리아는 기네스가 전세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퍼펙트 퀄리티 프로그램(Guinness Quality Program)'의 일환으로 품질관리팀 10여명이 전국 판매 업장을 방문해 맥주 라인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라인 자체에 효모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용 청소기로 청결을 유지하고 업장 관리담당 직원을 대상으로 한 관리 교육도 병행한다. 기네스는 계절과 시점에 관계없이 매월 동일한 품질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기네스의 경우 라거 맥주 보다 다소 높은 케그(Keg) 보관온도는 10~15도, 음용온도는 5~8도가 적합하다"며 "맥주의 종류에 따라 보관 온도와 음용 온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라거맥주의 경우 육안으로 신선도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기네스는 거품 높이나 거품의 색상으로 신선도를 쉽게 측정할 수 있다"며 "아주 연한 갈색을 띄는 크림색에 거품 층이 14~21mm 높이가 유지되는 생맥주일수록 기계 관리가 잘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매일유업 '삿포로·에비스', 물청소·볼청소로 매주 청소

    '삿포로'와 '에비스' 생맥주를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매일유업의 자회사 엠즈베버리즈는 지역별로 영업사원이 판매장을 매주 방문해 직접 관리하고 있다. 생맥주를 뽑아내는 관을 물청소하는 것 뿐만 아니라 스폰지가 달린 볼을 넣어 물때까지 빼내는 청소를 매주 한다.

    엠즈베버리지 관계자는 "맥주가 아무리 신선해도 맥주를 뽑아내는 관이 깨끗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맛에 영향을 미친다"며 "관 청소 뿐만 아니라 맥주를 담아내는 잔의 청결 상태도 중요하기 때문에 맥주잔 같은 기물 관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똑같은 맥주 브랜드라도 업소마다 맛이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는 품질 관리의 차이"라며 "관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맥주잔을 깨끗이 설거지 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맥주의 맛과 향, 거품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신선도 체크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라며 "맥주잔 내부에 탄산처럼 보이는 기포가 낀 것은 기름이 묻어있기 때문이니 깨끗한 맥주잔을 사용해야 더욱 맛있는 생맥주를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