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 맹공에 유가 배럴당 60달러 돌파 사실상 불가능유가 폭락 우려에 OPEC, 울며 겨자 먹기 '추가 감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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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석유시장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던 사우디아라비아가 패배를 선언했다. 유가 폭락에 따른 국가적 위기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감산을 선택하며 시장 주도권을 미국 셰일가스(shale gas) 업계에 내주고 말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감산을 선택하며 유가 끌어올리기에 적극 나섰던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최근 추가 감산을 통해 유가 폭락을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OPEC을 이끌어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적극적으로 감산을 주장하고 있고, 이라크와 이란 등의 회원국과 러시아 등의 비회원국과도 합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의 수익 대부분을 석유 수출로 충당하고 있는 이들 OPEC 회원국과 러시아는 올해 예산을 석유 가격이 배럴당 52달러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책정했다. 유가가 5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국가재정에 위기가 올 수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국제 석유시장에 50~50달러 수준의 새로운 바스켓 유가가 형성된 셈이다. 
    바스켓 유가(Basket price of crudes)란 OPEC이 증산과 감산을 결정하는 심리적 기준을 말한다. 극단적인 저유가와 고유가 상황 모두 산유국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석유시장 상황에 따라
    유가가 급등할 경우 산유량을 늘려 가격 상승을 제한하고, 급락할 경우 감산을 통해 적정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는 사실상 산유국간의 카르텔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국제유가는 시장 상황이 아닌 '셰일'에 따라 새로운 바스켓이 형성되면서 석유시장의 주도권을 셰일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OPEC을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 2014년 미국의 셰일가스 업계를 견제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지만 감산을 선택할 만큼 다급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고 당시 셰일가스 업계의 생존 유가는 배럴당 75달러 수준이었다.

    공급과잉이 없는 상황에서 감산하지 않아도 셰일가스 업계에 석유 시장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을 반대하며 생산량을 유지하는 것으로 OPEC의 단합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셰일가스 업계는 석유 가격이 배럴당 45달러 수준에서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이 셰일가스 업계의 저력을 저평가한 것이 화근이 됐다는 분석이 석유 시장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2016년 배럴당 26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저유가에서도 미국의 셰일가스 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자체적인 생산 기술 혁신이 가장 주요했고 자국 에너지원을 우선으로 소비한 미국 기업들의 도움이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자국 에너지원에 대한 소비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저렴한 에너지원에 힘입어 만들어낸 경쟁력 있는 전력비용에 법인세 인하 등의 당근을 제공하는 트럼프 정부는 해외로 나갔던 자국 기업들의 생산거점 회귀는 물론 타국 기업들의 공장까지 미국 본토로 들어오게 만들고 있다.

    이런 긍정적인 상황에서 미국의 셰일가스 업계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 시장에 대한 영향력 역시 자국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미국이 자국의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을 글로벌 석유시장에 수출하면서 중동산 석유와 천연가스의 수출량에 타격을 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이 감산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면 석유가격 급락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석유 등의 에너지원 수출에 국가재정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국가들은 장기적인 감산을 단행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