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C 시장 이미 포화상태, 황금알 낳는 거위로 오해신규 LCC 추가 설립 시 중국의 2배까지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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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 6개의 신규 저비용항공사(LCC)가 시장 진입을 준비하면서 국내 LCC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항공업계의 우려가 높다. 이미 공급과잉에 빠진 상황에서 신규 항공사들이 늘어날 경우 저가경쟁을 야기시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르면 이달 말쯤 에어로케이와 플라이양양의 항공운송사업 면허 신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에어대구, 남부에어, 에어포항, 프라임항공 등이 운송면허 신청을 준비 중에 있다.

    현재 국내 LCC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6곳이다. 주요 국가의 LCC 시장을 살펴보면, 미국과 일본이 각각 7개, 중국·홍콩 6개, 영국 4개 등의 순이다.

    즉, 국내 LCC 시장은 이미 '공급과잉' 수준이라는 얘기다.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인 항공사들이 모두 운송면허 발급에 성공할 경우, 중국·홍콩과 비교해 2배 이상으로 항공사 수가 늘어나게 된다. 이는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가격인하에 따른 출혈경쟁과 한정된 조종사 인력 쟁탈 심화로 수익성 훼손을 불러올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 LCC 대표들은 몇 안되는 공식석상에서 신규 LCC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는 "국내 6개 LCC 가운데 점유율 50%가 넘는 노선이 없다"며 "에어부산의 경우도 부산 노선 점유율이 35% 수준인데 마켓쉐어가 큰 항공사임에도 미약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신규 항공사를 설립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2025년 비전선포식을 개최한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신규 LCC 설립 추진 등으로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지속성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지자체들이 LCC 시장에 진입하려는 이유는 LCC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LCC들은 늘어나는 여객 수요를 발판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돈되는 사업으로 부각되면서 너도나도 뛰어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기반의 항공사 설립은 지자체 수장들이 내세우기 좋은 성과가 될 수 있어 과잉경쟁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반기 국내 6개 LCC의 총 영업이익은 11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9% 늘어 2배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6820억원을 달성했다.

    신규 LCC가 시장 초기 진입 시 안정화 단계까지 걸리는 시간은 통상적으로 3~5년 내외다. 이 기간만 잘 버티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 한화 등 대기업들도 대규모 투자금을 투입하는 등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주요 국가들의 LCC 개수를 살펴보면 좁은 땅덩어리 대비 국내 LCC 업체수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도 상호간의 인력 경쟁과 판매 경쟁 등으로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추가 항공사들까지 우후죽순 생겨나면 향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무분별한 저가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