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박진회 씨티은행장 사실상 연임 확정BNK·JB금융, 회장-행장직 분리로 쇄신·조직 체계 재정비
  • ▲ 윤종규 KB금융회장, 박진회 씨티은행장. ⓒ KB금융·씨티은행
    ▲ 윤종규 KB금융회장, 박진회 씨티은행장. ⓒ KB금융·씨티은행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사 수장들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면서 사실상 은행권 CEO 교체 작업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은행장 교체가 없었던 상반기와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가운데 지방금융사는 인사 태풍이 불며 유독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과 농협은행, 씨티은행 수장들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인선 절차가 한창인 가운데 대부분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하반기 은행권 CEO 인사에서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바로 KB금융지주다.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일찌감치 확대지배구조위원회를 가동해 CEO 인선에 나선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하면서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었다.

KB금융을 리딩뱅크 반열에 올려놓은 공과 함께 성공적인 계열사 인수합병(M&A) 마무리 등 그간의 경영 실적을 인정받으며 한 번 더 KB금융을 이끌 전망이다.

뚜렷한 경쟁자가 없었던 점도 한몫했다.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올라온 계열사 사장 모두 심층 면접을 고사하면서 윤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 

상반기 대규모 점포 폐쇄로 혼란을 겪었던 씨티은행도 차기 행장 선임에 있어 반전은 없을 전망이다.

22일 오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박진회 행장의 연임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박 행장 취임 후 꾸준한 실적 개선과 함께 WM센터 오픈 등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높게 평가되는 분위기다. 

지점 통폐합 추진으로 내부 갈등은 심화됐지만 디지털 뱅킹 전략 아래 오프라인 채널을 축소하는 씨티그룹의 경영 철학을 그대로 이행하면서 강한 리더십을 구축했다는 설명도 나오고 있다.

  • ▲ 김지완 BNK 회장 내정자(왼쪽부터), 빈대인 부산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 각사.
    ▲ 김지완 BNK 회장 내정자(왼쪽부터), 빈대인 부산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 각사.

    이처럼 대부분의 은행들이 경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CEO 장기 집권 체제를 이어가는 반면, 지방금융사들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여 눈길을 끈다.

  • 주가 조작 혐의로 경영 공백 사태를 경험한 BNK금융은 회장과 은행장을 모두 교체하며 쇄신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을 거치며 각종 갈등 상황을 외부로 표출하는 등 내홍을 겪었지만 김지완 회장을 내정하며 CEO 교체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BNK 임추위 역시 그동안 순혈주의에서 비롯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내부 인사 대신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수장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겸직 체제로 운영했던 회장·은행장도 분리하고 빈대인 행장을 새로 선임하며 조직 안정과 고객 신뢰 확보, 경영 효율성 강화 의지도 뚜렷이 나타냈다.

    BNK금융 뿐 아니라 JB금융도 김한 회장이 겸직해온 광주은행장직을 분리하고 내부 출신인 송종욱 행장을 새롭게 선임했다. 

    금융지주사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고 조직체계를 재정비해 은행과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올해 하반기 은행권 CEO 인선 작업이 일찌감치 마무리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 연임 기조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김용환 농협금융회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손교덕 경남은행장도 내년 상반기 내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덕분에 CEO 연임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며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택으로 풀이되나 장기 집권 체제 하에 내부 갈등 및 권력 남용 등 문제가 많았던 과거 사례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