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VS 변호인단 '증거조사-쟁점정리' 총력전 불가피"유리한 자료 제출 기싸움 치열… 재판부 태도에 결과 갈릴 듯"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1심에서 89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실형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첫 준비절차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준비기일이 오는 28일 오전 10시 서울고등법원 502호에서 열린다. 공판준비기일은 본 재판에 앞서 혐의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과 이 부회장 측의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다. 공판준비절차가 마무리되면 공판절차인 정식 재판이 진행된다.

    공판준비기일은 양측의 항소이유 등 쟁점을 확인하고 증거와 증인조사에 대한 의견이 교환된다. 특히 ▲진술거부권의 고지 ▲인정신문 ▲쟁점의 정리 ▲증거에 관한 정리 ▲증거조사기일의 지정을 놓고 재판부와 특검, 변호인의 조율이 이뤄진다.

    이 부회장 측과 함께 박영수 특검검사팀도 항소를 제기한 만큼 항소이유서에 대한 답변서와 증거에 대한 의견서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실제 변호인단이 제출한 항소이유서 만해도 300페이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기일은 횟수에 제한이 없지만 통상 두세 차례 가량 열린다. 1심에서는 3주 간 세 차례(3월9일·3월23일·3월31일)의 준비기일이 진행된 바 있다. 

    양측 모두 상대방의 항소이유를 무너뜨리기 위한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심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단이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공소장 일본주의'에 문제를 제기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당시 변호인단은 '공소사실과 무관한 내용이 공소장에 포함돼 재판부가 유죄 심증을 굳히게 했다'며 공소장 일본주의를 꺼내들었다. 재판의 공정성과 무죄추정의 원칙을 보장받겠다는 전략을 앞세운 셈이다.

    항소심은 1심과 달리 항소인이 주장하는 사유(항소이유)의 타당성을 중심으로 판단한다. 때문에 상대방의 항소이유를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양측이 항소이유서에 대한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는 것도 항소논리를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의지가 포함된 결과다. 

    더욱이 증거신청이나 사실조사에 제약이 따르는 만큼 유리한 자료를 제출하기 위한 기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1심에서 다뤄지지 않은 증인이나 증거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에 따라 재판 결과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판에 대한 관심이 높고 향후 발생할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판부가 사실심리와 증거조사를 폭넓게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일반적인 항소심과 달리 주 2~3회라는 강행군이 연출될 수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공판은 통상적인 절차와 전혀 다르게 진행되는 만큼 어떻게 진행될 거라고 단정하기가 힘들다"며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게 이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준비기일을 봐야 향후 공판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