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급 연봉 '1억' 등 파격 조건 스카우트 전쟁中 '연구개발-엔지니어' 모시기 혈안… "막을 방법 없어"
  • ▲ 자료사진. ⓒLG화학
    ▲ 자료사진. ⓒLG화학


    국내 배터리업계가 위기감에 휩싸였다. 중국이 핵심 인력에 대한 스카우트 총력전을 벌이며 인력 유출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다. 반도체, 전자 분야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배터리 분야까지 중국의 물량공세가 이어지며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인력을 스카우트하기 위한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공세는 거세지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주요 타겟이다. 국내 배터리업계 인력 정보를 갖고 있는 헤드헌팅 업체가 중국 회사의 용역을 수행하며 스카우팅을 위한 공세는 노골적으로 바뀌고 있다. 

    대상은 국내에 재직 중인 배터리 핵심 인력으로 30~40% 이상이 중국 업체의 제안을 받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중국 전기차 업체에는 한국 인력 100명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출되지 않은 인력까지 감안하면 수 백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산업은 반도체, 통신 분야와 같이 신기술을 개발해 생산원가를 낮춰 경쟁력을 갖는 특징을 가진다. 신기술의 연구개발에 따라 사업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과 일본은 배터리 산업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의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 등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고 있어 '배터리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첫 번째 목표가 된다.

    중국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고급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그래야만 빠른 시간내 신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은 배터리 기술의 필요성을 부추긴다. 중국은 2020년까지 60만대 규모의 전기차 시장을 육성할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정부 주도로 전기차 산업 육성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중국 업체들의 영입전쟁은 놀라운 수준이다. 언어 장벽을 넘기 위한 통역은 물론 각종 편의 제공에 신경쓰는 모습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RYD가 공개 모집한 한국 배터리 인력 공고를 보면 이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BYD는 연봉 외에 성과급, 연말 보너스, 관용차 보조금, 자동차 구입 보조금, 1인용 숙소까지 지원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다른 완성차 업체는 한국에 연구소를 차려 연구개발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해당 회사가 제시하는 연봉은 대리 1억원, 차·부장 1억5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의 무차별적 공세에  기술 유출 등 국내 산업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앞장서 인력 유출을 막기위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지만 성숙단계에 접어들지 않아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때문에 기업이 인력 유출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 기술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뜻이다. 정부가 적극나서 대비책을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