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해제 훈풍에 지방공항 활성화 맞물려
  • ▲ 인파로 붐비는 공항.ⓒ연합뉴스
    ▲ 인파로 붐비는 공항.ⓒ연합뉴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해빙 무드에 편승해 신규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로케이와 플라이양양 등 2개사의 국제 항공운송면허가 연내 발급될 공산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에어로케이, 플라이양양의 운송면허 발급을 위한 면허자문회의를 이달 안에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항공업계 일각에선 각종 일정이 쏟아지는 연말을 피해 다음 주쯤 회의가 열리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제기된다.

    국토부는 지난 9월 항공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안전, 이용자 편의, 과당경쟁 여부, 신청사 재무안정성, 항공시장 상황 등 면허요건 충족 여부를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하겠다며 신규 LCC 면허심사를 늦추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신규 LCC 면허 고의 지연과 관련해선 일정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6월 말께 면허발급 신청이 접수된 가운데 사업 계획상 수요추정 타당성이나 재무계획 관련 자료의 보완이 필요해 9월 중순께 보완을 요청했고, 추가 자료 제출이 10월 중순께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2개 항공사에서 면허발급을 거의 동시에 신청한 게 처음이다 보니 검토 기간도 2배쯤 걸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면허발급을 예단하기 어렵다.

    국토부는 이번 면허발급 결정이 앞으로 LCC 시장 신규 진입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고 보고 심사를 신중하게 하고 있다. 항공사의 건실성, 안전, 인프라, 인력수급 계획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발 훈풍이 불고 있어 면허발급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아직 결론 나지 않았고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변수를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산업 전반에 걸쳐 (미칠 영향 등을) 고민 중"이라면서 "좋은 결론이 나도록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업계에서는 국토부가 보완자료를 받고서 고민하는 '변수'로 중국발 국제여객 동향을 꼽는다.

    국토부가 밝힌 10월 항공여객은 총 942만명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국제여객은 4.0%, 국내여객은 0.6% 증가율을 보였다.

    증가율을 견인한 국제선 여객은 지난 3월15일 이후 중국의 방한 단체여행 제한 이후에도 일본·동남아 등 대체노선 운항이 늘고 추석 황금연휴 여파 등으로 655만명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중국노선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 8월부터 3개월째 감소율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노선 감소율은 사드 보복 여파로 지난 4월 마이너스(-) 47%를 기록한 뒤 7월까지 40% 중반의 감소율을 유지했다. 8월 들어 30%대로 감소 폭이 완화하더니 10월에는 -29%까지 감소율이 둔화한 상태다.

    여기에 한중 양국이 지난달 말 관계 개선에 전격 합의하면서 항공·관광·유통 등의 분야에서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다. 다음 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도 예정됐다.

    항공시장 여건 변화는 기존 LCC 업계가 주장하는 과당경쟁과 직결된 문제다.

    국토부 설명으로는 그동안 LCC 시장은 연 10% 안팎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올해는 사드 갈등 여파로 성장률이 4~5%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고무적인 것은 올해 중국노선 경색에도 국제여객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문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사드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항공운송시장에도 훈풍이 불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신규 LCC가 면허발급을 신청한 6월 말과 비교하면 시장여건 변화가 감지되는 부분이다.

    국토부 관계자도 "중국노선의 변화를 살피고 있고 시장 안팎의 긍정적인 신호가 이번 면허발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중국발 훈풍이 면허발급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검토할 사항이 많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내부에서 신규 LCC 면허를 지방공항 활성화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는 것도 연내 면허발급의 청신호로 해석된다.

    양양공항의 경우 이용실적이 저조해 '유령공항'으로까지 불리는 만큼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신규 LCC 출범이 지방공항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