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최근 4년간 임금·성과급서 큰 격차 보여한국지엠 노조, 이기적 요구가 고비용 저효율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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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 사태가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GM 철수에 따른 대량 실업과 군산 지역경제 붕괴, 협력업체들의 피해, 자동차 산업 위축 등 적잖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GM, 정부, 산업은행, 정치권, 노조, 지역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뉴데일리경제는 GM 사태의 원인을 짚어보고, 다각도로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한국지엠(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한국지엠 노조는 지속되는 적자에도 임금을 꾸준히 올리며 현재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10년전 한국지엠과 비슷한 전철을 밟은 쌍용자동차는 그간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쳐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양사 노조의 엇갈린 태도가 회사의 운명을 뒤바뀌게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군산공장을 폐쇄하게 된 데는 인건비 증가에 따른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한국지엠은 그에 따른 원가를 자연스레 상품 가격에 반영하게 됐고 이는 곧 판매 부진으로 연결된 것이다.

    한국지엠의 임금 인상은 노조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2014년부터 지속된 적자에도 끊임없는 투쟁으로 임금을 올려왔다.

    한국지엠의 2014~2016년 누적 당기순손실은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역시 6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가량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년간 2조6000억~3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적자가 지속되는 동안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는 계속됐다. 이에 따라 2017년 기준 한국지엠 임금은 15년전인 2002년에 비해 2.5배 올랐다. 2015년 기준 총 인건비는 5년전인 2010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과급 역시 꾸준히 인상됐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지엠 노조원들은 해마다 1000만원 이상의 성과급을 챙겼다. 같은 기간 기본급 인상률도 3.3~5.0%를 유지했다.

    결국 노조의 무리한 임금 인상이 현재와 같은 사태를 불러왔다는게 업계 평가다. 특히 군산공장 노조원들은 공장 가동률 저하에 따른 휴일에도 기본급의 80%를 받아왔다. 이러한 고임금 구조를 견디지 못한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는 것.

    한국지엠이 노조와의 갈등으로 부실이 쌓여가는 동안 쌍용차는 노조와 손잡고 내실을 강화했다. 지난 2009년 쌍용차 사태가 해결된 이후 노조는 단 한 차례도 파업하지 않고 무분규를 이어가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무리한 임금 인상 요구도 없었다. 지난 2014년~2017년 쌍용차의 임금 인상폭은 기본급 기준으로 3만~5만3000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한국지엠이 기본급을 5만원에서 8만3000원까지 올린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성과급에서는 더욱 큰 격차를 보였다. 쌍용차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4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매년 1000만원 이상을 받아온 한국지엠과는 두배 이상의 차이를 나타냈다.

    업계는 쌍용차가 노사 합심으로 경쟁력을 키워가는 동안 한국지엠은 반대 행보를 보였다고 지적한다. 그 결과 3년전만 해도 쌍용차에 비해 6만대 이상 많았던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는 지난해 기준으로 2만대 수준으로 줄었다.

    이러한 흐름이면 쌍용차가 올해 처음으로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지난 1월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는 7844대로 쌍용차 7675대에 비해 불과 169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이 지경까지 몰린 데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노조의 무리한 임금 인상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면서 "한국지엠 노조가 위기감을 가지고 사측에 협조하지 않으면 정말 철수라는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