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자 경영권 간섭 일축…"순기능이 더 많아"
  • ▲ 2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세계거래소연맹(WFE) 총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사이토 아츠시 일본거래소(JPX)그룹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제공
    ▲ 2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세계거래소연맹(WFE) 총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사이토 아츠시 일본거래소(JPX)그룹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KRX)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봤을 때 민간 기준으로 거래소가 운영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거래소의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는 해외 거래소 입장에서 봤을 때 긍정적인 편입니다."

29일 자본시장 올림픽이라 불리는 올해의 세계거래소연맹(WFE) 총회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사이토 아츠시 일본거래소(JPX) 그룹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세계 대형 거래소들이 모두 상장돼 있고, 한국도 선진국의 일부이기 때문에 트렌드에 맞춰 상장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지난해 1월 동경증권거래소와 오사카증권거래소가 통합하면서 일본증권거래소가 출범한 뒤 일본거래소 그룹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사이토 사장은 지난 2007년 6월 동경증권거래소 대표를, 그 해 8월 동경증권거래소 그룹의 초대 회장직을 맡은 바 있다.

사이토 사장은 "시장을 통제하고자 하는 국가의 생각도 이해되지만, 자유로운 시장이 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증시가 하락하는 등 시장이 침체될 때마다 경제정책을 수정할 부분이 생겼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며 "(실제로, 일본) 증시도 많이 하락했었고, 경제정책 수정이 있어서 다시 회복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또 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로 해외 자본이 유입됨에 따라 경영권 간섭 등과 같은 부작용에 대해서는 기우(杞憂)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보완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순기능 작용이 강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이토 사장은 "일본거래소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을 병확히 알 수는 없지만, 외국인간 거래가 일어나는 비중은 60~70%고, 일본 전체 상장사의 30% 정도가 외국인 지분"이라며 "한국과 일본은 경제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은 데 사고방식이 경직돼 있어 생산성이 떨어지는 점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외국 자본 유입으로 효율적인 경영이 이뤄지는 경향이 있어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해외 투자자에 의한 경영권 간섭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미국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 등 해외투자자들이 거래소 초과지분 매각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다.

WFE 서울총회가 열렸던 지난 28일 푸핀더 길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최고경영자도 "우리가 한국거래소의 국제적인 확장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허용된다면 우리가 한국거래소에 동참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이라며 지분 매입에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일본거래소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소액주주로 분산돼 경영권 간섭은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사이토 사장도 안전장치를 통해 통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거래소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사외이사 추가 등 지배구조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며 "만약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주주총회를 통해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