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등 계기 부재 등 당분간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지속될 것"
  • ▲ 현대차 주가 ⓒ KTB투자증권
    ▲ 현대차 주가 ⓒ KTB투자증권



    현대차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자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통 큰 배당성향을 발표했지만 비우호적인 업황과 성적 등으로 주가 상승에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7조5500억원이라고 전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대비 9.2% 감소한 수준으로, 2010년(5조9185억원) 이후 4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2.2% 늘어난 89조2563억원이었다.

    현대차의 성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 것은 환율리스크 탓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2013년보다 평균 3.4% 하락하고, 루블화가 약세를 기록하는 등 환율 쇼크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환율리스크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가 배당총액을 기존보다 54% 가까이 늘린 8173억원(보통주 기준 주당 3000원)까지 확대한다고 해도 주가 상승동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루블화 약세 등 환율쇼크로 현대차는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소폭 하회, 1분기에도 이같은 실적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달러 강세 효과 보다는 유로 및 루블화 약세 효과가 올 1분기에 실적 마이너스 효과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22만5000원으로 내렸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부지 고가매입 논란 이후 투자심리를 단기간에 만회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단계적인 배당확대 정책을 밝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투자자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기에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4분기 실적과 보수적인 사업계획으로 실적 모멘텀은 환율 기저가 낮은 올 2분기부터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2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도 "4분기 실적은 출하 증가와 원·달러 환율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판매보증비, 판매보증금 충당금의 증가 및 루블화 등 신흥국 통화 약세에 따른 손실 증가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루블화 약세가 1분기에도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부진한 실적은 1분기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낮췄다.

    김형민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매출 저성장 구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흥시장 통화와 원·달러 환율 추이가 향후 수익성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1만원으로 내렸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22만5000원을 유지하긴 했지만, 배당성향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의 매력이 부각되는 시점은 실적 개선 후 이뤄질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기업가치 저평가 매력과 잠재적 배당가능 이익증대에 대한 시장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현재 시장이 바라보는 이익 전망치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부증권은 배당 확대와 함께 현대차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면서 현대차의 목표주가 기존 24만원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 부진했던 LF 쏘나타는 택시, 에코 및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추가되며 기지개를 켜고 있고, ix25 및 투싼 신차 등을 통해 저유가 시대의 대세인 SUV 시장에서도 성장을 재개할 전망"이라며 "실적발표를 통해 밝힌 보통주 기준 배당 3000원 실시 및 지속적인 배당 확대 등은 새삼 역대 최저 벨류에이션인 현 주가들 바라보게 만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