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 총리 "EU 탈퇴 국민투표 포기 안해"…시장 불확실성
  • ▲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부부ⓒ연합뉴스
    ▲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부부ⓒ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영국 총선거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승리하자,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Brexit)'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오는 2017년 이전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실시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며, 보수당의 연정 파트너 중 하나인 영국독립당은 EU 탈퇴를 주요 강령으로 내걸었다.

     

    BBC 방송은 8일(현지시간) 현재 650개 선거구 중 613개가 개표를 완료한 가운데 보수당이 304석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자체 집계를 통해 보수당 의석수가 단독 과반에 1석 모자라는 325석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당이 재집권하면 영국 내 EU 탈퇴 논쟁과 영국과 EU 회원국들 및 당국 간 협약 개정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포함, 브렉시트 우려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서는 브렉시트가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뜻하는 '그렉시트(Grexit)'보다 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독일 베텔스만 재단과 민간경제연구소 Ifo는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오는 2030년 국내총생산(GDP)이 작년보다 14% 감소할 것이라는 추정치를 내놨다.

     

    또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스웨덴, 몰타, 키프로스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 컨설팅업체인 그랜트 솔톤이 36개국의 경영인 2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유로존 응답자의 3분의 2는 영국의 EU 이탈이 유럽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고, 영국산업연맹(CBI)도 EU 탈퇴는 영국의 미래 경제를 해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영국의 EU 탈퇴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캐머런 총리는 EU 회원국 지위 조정을 위한 협약 개정과 일부 EU 권한을 회원국으로 돌려주는 등의 개혁을 요청하고, 이에 대한 협상을 벌인 뒤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국은 EU가 개별 국가의 정책방향에 지난치게 개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국 경제의 유로존 통합 진전을 거부하고 이민자 문제 등에서 EU 인권법 대신 영국 인권법을 적용받기를 원하고 있다. 영국 핵심 산업인 금융에 대한 EU 차원의 규제 강화 움직임도 거부하고 있다. 보수당은 한해 60만명에 달하는 이민자 수를 10만명 수준으로 축소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19년까지 영국과 EU 협약 개정에 관한 협상을 벌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영국 내 여론조사 결과는 EU 탈퇴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았으나 최근 찬성과 반대 의견이 비슷, 브렉시트 우려를 키우고 있다.

     

    김지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영국의 EU 탈퇴는 거대한 자유무역시장을 포기한다는 의미"라며 "EU가 영국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수출 45.5%, 수입 53%로 매우 높다. 영국이 실제 EU 탈퇴를 강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추가 무역 관련 비용이 연간 180억~500억 파운드로 EU에 지불하는 회원국 재정 기여분 110억 파운드를 훨씬 초과하므로 영국이 손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면서도 김지운 연구원은 "국민투표가 현실화돼 EU를 떠나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손해는 미리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