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제2영동고속도로·기업도시 등 '순풍'춘천, 레고랜드 검찰 수사 진행돼
  • ▲ 경기 광주시와 강원 원주시를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오는 11월 개통된다. 사진은 제2영동고속도로 노선도.ⓒ국토교통부
    ▲ 경기 광주시와 강원 원주시를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오는 11월 개통된다. 사진은 제2영동고속도로 노선도.ⓒ국토교통부


    강원 영서지방의 대표 도시인 춘천시와 원주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발사업이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지역의 부동산 전망도 엇갈린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원주시에선 △제2영동고속도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 춘천시 최대 개발 호재로 꼽히는 레고랜드 사업은 검찰 수사 등으로 난관에 부딪혔다.

    오는 11월 개통되는 제2영동고속도로는 경기 광주시와 원주시를 잇는 56.95㎞ 도로이다. 이 도로를 통해 원주시에서 서울까지 1시간대에 오갈 수 있다.

    또 원주시 반곡동, 관설동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혁신도시가 올해 조성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원주혁신도시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한적십자사 등 12개 공공기관이 들어선다.  

    원주시 지정면, 호저면 일대에 만들어지고 있는 기업도시도 기업 입주와 단지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인성메디칼 △네오플램 △은광이엔지 등 5개사가 입주를 끝냈으며 이달까지 애플라인드 등 3개사도 들어올 예정이다. 

  • ▲ 검찰은 레고랜드 사업시행자인 엘엘개발에 대해 뇌물과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검찰 관계자들이 엘엘개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춘천시 고위공무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모습.ⓒ연합뉴스
    ▲ 검찰은 레고랜드 사업시행자인 엘엘개발에 대해 뇌물과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검찰 관계자들이 엘엘개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춘천시 고위공무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모습.ⓒ연합뉴스


    반면 춘천시에선 레고랜드 사업이 검찰 수사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레고랜드는 춘천시 중도 일대 129만1434㎡ 면적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영국 멀린사가 1억 달러를 투자해 △테마파크 △아웃렛 상가 △워터파크 등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테마파크는 2017년 3월, 관광시설은 2018년 완공 예정이다.

    강원도는 레고랜드 건설로 △연 관광객 200만명 이상 유치 △일자리 9800개 창출 △연 지방세 44억원 확보 △생산 유발효과 5조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강원도와 멀린사 등이 레고랜드 시행사로 설립한 엘엘개발에서 뇌물과 배임 등의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강원도가 엘엘개발에 사업 부지 매각 등에서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 ▲ 원주시와 춘천시 아파트값 차이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원주시에 들어서는 원주기업도시 조감도.ⓒ원주기업도시
    ▲ 원주시와 춘천시 아파트값 차이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원주시에 들어서는 원주기업도시 조감도.ⓒ원주기업도시


    이처럼 양 도시의 사업 진행이 달라지자 아파트값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기본적으로 춘천시가 서울과 가깝고 △경춘선 △강원도청 △강원대 등 주요 인프라가 몰려 있어 원주시보다 아파트값이 비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2년 춘천시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647만원, 원주시는 544만원이었다. 하지만 춘천시가 2013년과 2014년 각각 635만원, 630만원으로 하락하는 사이 원주시는 551만원, 553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는 춘천시 650만원, 원주시 610만원으로 격차가 더 좁혀졌다.

    올해 분양 규모도 차이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원주시에선 지난달부터 내달까지 6개 단지, 총 4645가구가 공급되는 데다 호반건설, 중흥건설, 대우산업개발 등이 연이어 분양 계획을 잡고 있다. 반면 춘천시에선 하반기에 삼호와 대림산업이 2개 단지, 총 3323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원주시의 투자 가치를 춘천시보다 높게 평가했다.

    부동산투자회사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업이 계속돼도 그것이 춘천시 아파트값 상승과 직결되진 않을 것"이라며 "레고랜드는 기업도시나 혁신도시처럼 외부에서 부동산 수요가 유입되는 사업이 아니라 유동 인구를 증가시키는 관광자원이다"고 전했다.  

    다른 부동산투자회사 관계자도 "춘천시 약사·소양재정비촉진지구에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나 그 사업으로 외부 수요를 끌어들일 순 없다"며 "투자 가치와 장래성에서 원주시가 더 유망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신중론을 펴는 전문가도 있었다. 수도권과 가깝고 주요 인프라가 갖춰진 춘천시의 장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원주기업도시 발전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면서도 "서울 접근성과 인프라 등에서 볼 때 원주시 아파트값이 춘천시를 따라잡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기업도시와 혁신도시 때문에 원주시 구시가지가 쇠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춘천시는 나름대로 재개발 등을 준비해왔지만 원주시는 아직 대책 마련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