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인수금액 시장가 이하 제시 가능성

  • 올해 주요 건설사가 줄줄이 기업합병(M&A) 매물로 등장한다. 특히 호반건설이 울트라건설 인수를 추진하면서 M&A 시장에도 훈풍이 불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100위 내 건설사 중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대상은 각각 6개사와 10개사로 조사됐다.

    이 중 최근 M&A 시장에서 관심의 대상은 울트라건설이다. 주택사업의 강자로 꼽히는 호반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울트라건설을 인수하기로 추진하고 있어서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5위에 오른 중견 건설사다. 호반건설은 울트라건설을 인수해 사업 다변화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울트라건설은 토목부분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거 건설업계 M&A 시장은 매물로 나온 기업의 유동자산 보유 상황에 따라 판도가 달라졌다. 인수사 입장에선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인수 1순위로 꼽은 것이다.

    최근 분위기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M&A 성공을 위해선 인수사의 약점을 메울 수 있는 매력 보유가 필수 조건이다. 호반건설이 울트라건설 인수를 노리는 이유가 그렇다. 울트라건설은 국내 토목부분에 상당한 경험이 있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필요한 호반건설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는 요소를 갖췄다는 평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술집약적 사업은 과거 실적이 없다면 입찰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호반건설의 울트라건설 추진 목적이 최근 건설사의 M&A의 흐름을 보여주는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 잇따라 매물 등장

    지난해 매각이 불발됐던 동부건설은 올해 M&A 시장에 등장한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기업 매각 공고를 냈다. 그러나 동부건설이 지분을 보유한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불발되면서 M&A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다만 올해 리스크를 최소화 하면서 M&A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주택사업보단 토목·플랜트에 집중하는 기업이다. 최근 건설사의 수익 악화의 주요 원인인 해외사업도 1985년에 철수한 상태다. 특히 기술과 인력 이탈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7월 이후 3500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하며 영업력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회생채무 3200억원 중 1100억원을 상환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동부건설은 주택사업에 주력하는 건설사나 건설업에 진출을 꾀하는 기업엔 관심을 끌 수 있다"며 "동부익스프레스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어 매각 리스크가 줄었다"고 말했다.

    경남기업도 올해 기대되는 M&A 매물이다. 특히 우발채무성으로 인식이 될 수 있었던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에 설정됐던 6000억원 가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담을 덜게 됐다.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으로 랜드마크72 빌딩 소유권을 채권단에 넘거야 한다. 즉 경남기업은 랜드마크72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가 소멸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남기업은 해외건설 면허 1호 기업으로 다양한 실적이 있다"며 "사업 다각화가 필수인 신생회사에겐 매력적인 매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경기침체가 예상되면 M&A 시장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실제 울트라건설 입찰 당시 호반건설 1곳만 참여했다.

    또 인수사 입장에서 건설사를 인수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해외 사업은 저유가 지속과 과당 경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주택사업도 불확실성 요소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미래 예측도 힘든 시기다. 

    IB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울트라 건설 인수가로 시장가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울트라건설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일 지 미지수여서 인수 여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