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군화 작업 위해 꼭 필요한 마케팅"입지, 미래가치 확신이 먼저
  • ▲ 모델하우스 앞에 모여든 떴다방 관계자들의 모습.ⓒ뉴데일리경제
    ▲ 모델하우스 앞에 모여든 떴다방 관계자들의 모습.ⓒ뉴데일리경제


    지난 19일,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비전 아이파크 평택' 모델하우스 오픈 현장에선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평택은 분양권의 웃돈 거래가 어려운 입지라는 평가에도 인근 중개사무소 관계자 50여명이 몰렸다. 이들은 모델하우스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고객들의 개인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유는 MGM 수수료를 챙기기 위함이었다.

    최근 분양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MGM(Members Get Members) 마케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MGM 마케팅이란 개업공인중개사가 추천한 고객이 실제 계약을 진행하면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개업공인중개사들이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다.

    MGM 마케팅의 가장 큰 목적은 인근 중개사무소의 '우군화' 작업이다. 고객들에게 호의적인 단지 소개를 통해 계약으로 이어지게 만들 수 있어서다. 특히 주변 경쟁상품이 많은 곳에 주로 사용된다. 신규 분양 시 입소문은 대부분 중개사무소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비전 아이파크 평택에 전용75㎡ 100만원, 전용84㎡ 이상엔 300만원의 수수료를 걸었다. 일반적으로 소형상품은 분양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적게 지급된다.

    건설사들은 빠른 사업 마무리를 위해 MGM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다만 MGM 수수료가 분양가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과도한 마케팅이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오는 꼴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건설사가 지역 내 첫 사업을 진행할 때 MGM 마케팅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높아진 사업 마케팅 비용도 결국엔 분양가 책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MGM 수수료를 목적으로 소비자를 호도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분양 흥행은 중개사무소의 직접적인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개업공인중개사가 해당 단지에 호의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적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건설사는 MGM 수수료를 제공해 개업공인중개사들의 적극적인 설명을 유도하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수료가 지급되면 개업공인중개사 입장에선 고객들에게 호의적으로 설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면서 "부정적인 측면을 먼저 설명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분양성이 확실하다고 판단하는 사업지에선 MGM 마케팅을 활용하지 않는다. MGM 수수료도 결국 수익성을 낮아지게 만드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3㎡당 분양가 4000만원을 넘어서며 주목을 받은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는 MGM 마케팅을 활용하지 않았다. 조합과 건설사가 강남에서도 '반포'라는 입지적 특수성 고려해 분양에 자신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올해 최고가 아파트 기록을 세운 신반포자이는 MGM 수수료 200만원을 내걸었다. 앞서 분양한 단지의 계약률이 높지 않자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반포자이는 1순위 경쟁률 37.8대1을 기록했다. 계약도 6일 만에 100% 완판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반포자이 입지만 고려해보면 MGM 마케팅이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주변 단지의 계약률이 높지 않은 데다가 부동산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MGM 마케팅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MGM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수요자들은 수억원에 달하는 집을 쉽게 구매에 나서지 않는다. 결국 상품의 입지와 미래 가치가 확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단 개업공인중개사가 상품성이 우수하다고 확신해야 고객들에게 당당히 추천할 수 있다"며 "분양시장 호황과 함께 상품성이 선행돼야 MGM 마케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