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분양가 1천만원 육박"집값, 입주시점에 판가름 날 것"
  • ▲ 대우건설이 분양한 '비전 푸르지오 평택 1차' 단지 모습.ⓒ뉴데일리경제
    ▲ 대우건설이 분양한 '비전 푸르지오 평택 1차' 단지 모습.ⓒ뉴데일리경제


    "평택시 분양가도 3.3㎡당 1000만원에 육박했습니다. 평택이 호재가 풍부한 것은 분명하지만 단기간에 너무 높아지면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비전동 A 중개사무소 대표>

    지난 19일 찾은 경기 평택시 용죽지구에선 '비전 푸르지오 평택 1차'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2014년 분양한 이 단지는 제법 아파트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단지 근처에선 평택시민에게 선호도가 높은 배다리 저수지 생태공원 조성사업도 진행 중이었다.

    지난해 대형 건설사들은 다양한 호재가 예고된 평택시에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공급했다. 평택시도 분양시장 호황 효과를 톡톡히 봤다. KTX, 삼성전자 산업단지 조성 등이 분양시장을 받쳐주면서 웃돈이 높게 형성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분양시장이 주줌해진 모습이다. 호재가 반영된 분양가로 나오면서 전반적인 몸값이 높아진 것이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평택시 3.3㎡당 분양가는 △2013년 790만원 △2014년 817만원 △2015년 913만원으로 해마다 높아졌다. 지난해 소사벌지구에서 분양한 호반건설, 우미건설 등의 단지도 평균 3.3㎡당 900만원대 중반을 넘어섰다.

    실제 2014년 대우건설이 선보인 비전 푸르지오 평택의 분양가는 3.3㎡당 898만원이었다. 반면 지난주 현대산업개발이 같은 용죽지구에 선보인 '비전 아이파크 평택' 분양가는 934만원으로 책정됐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평택시 분양가에 호재가 반영되면서 단기간에 급격히 상승했다"며 "소형 상품만 따져보면 1000만원을 넘어섰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간에 공급이 몰리면서 시장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2년간 경기권 연평균 분양물량은 13만8372가구로 과거 5년간 4만4693가구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평택은 지난해부터 분양이 급증했다. 과거 연평균 3112가구에서 최근 1만3323가구로 328%가 늘어났다.

    공급과잉으로 미분양도 급격히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평택시 미분양은 지난해 △10월 557가가구 △11월 1040가구 △12월 2360가구로 집계됐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평택 개발속도와 비교해 분양이 단기간에 몰리면서 소화불량인 상황"이라며 "분양가도 높아지고 있어 전반적인 웃돈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 배다리 생태공원의 모습.ⓒ뉴데일리경제
    ▲ 배다리 생태공원의 모습.ⓒ뉴데일리경제


    인근 개업공인중개사들은 일부 단지의 로열층에 형성된 웃돈이 전반적으로 1000만∼1500만원 정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호반건설이 분양한 평택소사벌호반베르디움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6.79대1을 기록했다. 분양 당시 이 단지의 웃돈 호가는 2500만원선. 그러나 최근 1000만원 이상 낮아졌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분위기가 침체되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라면서도 "평택시는 분양가가 높아지면서 수요자들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C 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소형 상품 분양가에 웃돈을 더하면 3.3㎡당 1000만원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라며 "웃돈이 낮아지는 이유도 3.3㎡당 1000만원이라는 저항선이 작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평택에서 '시리즈'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것도 분양가 상승의 이유로 꼽힌다. 실제 현대건설(힐스테이트 평택), GS건설(자이더익스프레스), 대우건설(평택 비전 푸르지오) 등은 지난해 이어 올해 3차까지 물량을 선보인다. 건설사들은 차순위 사업을 진행하면서 분양가를 높여 선보이고 있다.

  • ▲ 평택시내 조성 중인 한 단지.ⓒ뉴데일리경제
    ▲ 평택시내 조성 중인 한 단지.ⓒ뉴데일리경제


    최근 평택시 분양가가 더욱 상승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의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한 고덕신도시가 내년부터 분양에 나서기 때문이다. 고덕신도시는 주거와 산업단지를 한곳에 조성하는 사업으로 다양한 인프라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고덕신도시 분양가는 3.3㎡당 1100만원은 넘어설 것"이라며 "주변 단지도 덩달아 분양가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평택시는 수도권 출퇴근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운 입지다. 결국 내부 수요가 자리를 잡아야 부동산 시장도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때문에 인근 개업공인중개사들은 평택시를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택시 개발 속도보다 분양이 일시에 몰린 탓이다. 결국 입주 시점에 형성되는 집값 수준에 따라 분양가도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 전세난에 밀린 수요자들이 평택에서 내집마련을 하지는 않는다"며 "결국 분양물량 조절에다가 예고된 호재가 완성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