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9곳, 코스닥 33곳4천억 적자 두산중공업, 1천억 배당금 풀어

  • 당기 순손실을 내는 상황에서도 그간 쌓아놓은 내부 유보금 등을 활용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푸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5 사업연도에 대해 배당금 지급(보통주 기준)을 결정한 12월 결산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72곳이 당기순손실(개별·별도 기준)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39곳, 코스닥이 33곳이다.

    지난해 4511억원의 적자를 낸 두산중공업은 963억원의 배당금을 풀어 시가배당률이 3.81%나 됐다.

    작년 말 배당 기준일에 두산중공업 주식을 100만원어치 갖고 있었다면 3만8천100원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는 작년 사업연도에 대해 배당을 결정한 코스피 상장사 492곳의 평균 시가배당률인 1.74%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각각 3천억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한 LG전자와 롯데쇼핑의 배당금 총액도 729억원과 591억원에 달했다.

    이밖에 코오롱인더스트리, 삼성SDI, 명문제약, 한국콜마홀딩스, 이수화학, 대한제당, 동일방직, 종근당, 국순당 등이 손손실을 기록하고도 배당했다.

    2013 사업연도만 해도 적자 상태에서 배당금을 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60곳에 그쳤다.

    그러나 적자 상황에서 배당을 지급하는 상장사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 연속 배당한 상장사 중 최소 한 해 이상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12월 결산법인은 코스피 72곳, 코스닥 45곳 등 모두 117곳에 달했다.

    심지어 3년 내리 당기 순손실을 내면서도 매년 배당한 기업이 9개사나 됐다.

    코스피에서 LG전자, 삼성SDI, LS네트웍스, 국보, 성문전자, 삼화전기 등 6곳, 코스닥에서 이건창호, 휴맥스홀딩스, 엘앤에프 등 3곳이다.

    LG전자의 당기순손실은 2013년 1891억원, 2014년 1545억원, 2015년 3558억원이었지만 매년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기간 시가배당률은 각각 0.3%, 0.7%, 0.76%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상장사의 배당 정책이 일정 기간 유지되는 중장기 의사 결정의 성격을 띠고, 배당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데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자들이 과거와는 달리 시세차익만 노리지 않고 배당도 중시한다"며 "특정 연도에 적자를 본 상장사도 내부유보금 등을 활용해 일정한 배당 수준은 유지하려 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침체된 주가를 부양하고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당 규모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