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현대위아·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 총출동중남미 교두보, 박 대통령 지원과 정몽구 회장 뚝심의 결과물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멕시코공장의 건설 현장을 살펴보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는 모습.ⓒ기아차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멕시코공장의 건설 현장을 살펴보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는 모습.ⓒ기아차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중남미 교두보가 될 멕시코에 총출동했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 거점이 만들어지는 곳에는 수직계열화가 이뤄진 계열사들이 투입되기 마련이다. 이번 기아차 멕시코공장에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제철,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글로비스 등이 전후방에서 지원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본격 가동을 앞둔 기아차 멕시코공장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투자가 최소 1조5000억원 이상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기아차 공장 건설의 시공은 현대엔지니어링이 맡아서 진행했다. 공장 내 부지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공장이 들어서 부품을 실시간으로 공급한다. 현대제철도 옆에 가공센터를 세워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납품한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에서 생산된 협력사들의 반조립 부품을 배로 운송해 조달한다.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가 총출동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이 일사분란하게 해외 거점을 세우고 생산 및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세팅한 것이다.

     

    멕시코공장은 미국 조지아공장 이후 기아차가 6년만에 해외에 건립하는 생산기지로, 중국과 슬로바키아, 미국에 이어 네 번째 해외공장이다.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올해는 K3를 주력으로 10만대 가량 생산할 예정이다. 추가로 현지전략형 차종 등을 생산해 중남미를 비롯한 북미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공장 건립을 위해 약 1조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10월 교체된 누에보레온주 주지사가 돌연 인센티브 등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생산 차질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박근혜 대통령이 멕시코 방문 시 정상회담에서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사격을 했다. 덕분에 양산에는 별다른 차질이 없을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달 15일 정몽구 회장은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인 선동욱(28세)씨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인 채형석 총괄부회장의 차녀 채수연(26세)씨 결혼식에 참석해 “주정부와 얘기가 잘되고 있다”며 5월 양산에 문제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지난달 27일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아차와 멕시코 연방정부, 주정부가 3자 협의체를 구성해 협의 중”이라며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멕시코공장 가동 일정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한 부사장은 “멕시코 공장은 기존 일정대로 5월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정을 맞추기 위한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멕시코공장은 시험생산을 하면서 본격 양산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르면 이달 중순, 늦어도 이달 말에는 양산이 시작될 전망이다.

     

     

  • ▲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완공한 아산 제2KD센터의 모습.ⓒ현대글로비스
    ▲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완공한 아산 제2KD센터의 모습.ⓒ현대글로비스

    부품을 조달하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는 기아차 멕시코공장 부지 내에 함께 들어섰다.

     

    현대모비스는 4500억원을 투자해 연간 30만대 규모의 섀시와 운전석 및 전면부 모듈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립했다. 심재진 법인장 겸 공장장(전무)가 총괄을 맡고 있다.

     

    현대위아는 가솔린 감마 및 누우엔진 등 파워트레인을 연간 30만대분 생산할 예정이다. 또 엔진과 변속기를 연결하는 등속조인트 부품을 연간 20만대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위아는 공장 건립에 약 4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글로비스는 국산 부품들의 현지 조달을 맡았다. 국내 130여개 부품 협력사가 조달한 700여종의 KD(반조립 수출)부품을 멕시코 현지로 운송한다. 이를 위해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아산 제2KD센터'를 준공했다. 협력사로부터 납품받은 부품을 보관하기 위한 물류유통센터다. 멕시코공장 옆에도 통합물류센터를 세웠다. 

     

    현대제철도 약 500억원을 투자해 지난 3월 멕시코에 해외스틸서비스센터(SCC)를 준공했다. 국내에서 생산한 열연코일을 가져가 이곳에서 가공하게 된다. 4월부터 본격 상업생산을 시작했으며, 기아차에 연 30만대 분량의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공급할 예정이다.

     

    멕시코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총 135만대가 판매됐다. 올해 1분기에는 약 35만대가 팔렸다. 닛산이 1위를 달리고 있고 GM 2위, 폭스바겐 3위 순이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9위, 10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기아차는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해 멕시코에서 판매해왔다. 국내에서도 일부가 수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아차 멕시코공장이 이달부터 가동되면 현지에서 바로 생산해 판매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가격 경쟁력도 높아지고, 공급되는 물량도 늘어나면서 현지에서의 시장점유율이나 인지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