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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순방 중인 멕시코에서 기아차 도우미로 나섰다. 5월 양산을 앞둔 기아차 멕시코공장에 대해 주정부가 인센티브 재협상을 요구하며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해결사 역할을 자청한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기아차의 애로사항을 전해 듣고 양국 정부간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열릴 한·멕시코 정상회담에서 기아차 멕시코공장 문제를 의제로 다룬다. 주지사가 바뀌면서 인센티브 재협상을 요구, 공장 가동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4년 로드리고 메디나 전 누에보레온 주지사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는 등 멕시코 공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시 멕시코는 기아차 공장 건설을 위한 500만㎡ 부지 무상 제공과 5년간 법인세 면제, 발전설비 등 각종 인프라 구축을 제시했다.
이에 공장 건립이 시작됐다. 현재 공정률은 98%이고 시험 운전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 사이에 주지사가 하이메 로드리게스로 바뀌었다. 지난해 6월 당선된 현 주지사는 재정 문제 등을 이유로 이전 주지사가 제시했던 세제혜택 등을 다시 협상하자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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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국내 기업의 애로사항을 접한 박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관련 문제를 다루기로 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나올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누에보레온 주정부가 기존의 합의한 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예정된 5월 양산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정부 차원에서 나서주는 것에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멕시코공장은 미국 조지아공장 이후 기아차가 6년만에 해외에 건립한 생산기지다.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우선 K3를 주력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추가로 현지전략형 차종 등을 생산해 중남미를 비롯한 북미에 수출할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3월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진행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양국간 FTA 협상 재개를 제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