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색 살린 먹을거리-볼거리-살거리 넘쳐
  • ▲ 제주 동문시장 내 모습. 노랗게 익은 노지감귤·한라봉·황금향·천혜향 등 다양한 감귤들이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뉴데일리DB
    ▲ 제주 동문시장 내 모습. 노랗게 익은 노지감귤·한라봉·황금향·천혜향 등 다양한 감귤들이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뉴데일리DB


     

    11월 제주는 온통 노란빛깔이다. 한라산 등 산과 오름을 둘러싼 풀과 나무들이 노란옷으로 갈아입고, 새콤달콤한 감귤들이 노랗게 익어간다. 드넓게 펼쳐진 억새는 붉은 노을을 만나 황금 물결을 이룬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연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행복한 기운도 왠지 핑크빛 보단 노란색을 닮았다.      

     

    이땐 제주의 대표 전통시장인 서귀포 매일올레시장과 동문시장도 노란색으로 가득찬다. 노지감귤·한라봉·황금향·천혜향 등 다양한 감귤과 이를 활용해 만든 빵과 찐빵, 쥬스 등이 샛노란 자태를 뽐내며 연인들을 유혹한다. '젊은 연인들의 메카'로 떠오르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여기에 꽁치김밥, 문어·흑돼지 빵, 보리 찐빵, 오메기떡, 땅콩 아이스크림·막걸리, 보리비빔밥 등 저렴하면서도 지역특색을 살린 먹을거리들도 연인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관광상품들을 파는 조그만 상점들과 비가림막·벤치·주차장·쇼핑카트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추고 있어 '제주에 오면 꼭 한번 들러야 하는' 관광 명소가 됐다.

     

    글로벌명품시장인 동문시장은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인 제주 구도심 중앙로변에, 지역선도시장인 매일올레시장은 차로 약 1시간 거리인 제주 서귀포 중앙로62번길에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명품시장은 국내 유명 관광지와 한국적인 문화콘텐츠를 보유한 전통시장을 말한다. 글로벌명품시장으로 가기 전 단계인 지역선도시장은 지역적 특색과 개성을 살려 특화상품과 시장 경쟁력을 보유하고 지역사회의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는 지역대표시장이라는 의미다.

     

  • ▲ 1960년대 당시 매일올레시장 모습. ⓒ뉴데일리DB
    ▲ 1960년대 당시 매일올레시장 모습. ⓒ뉴데일리DB

     

    1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중국 파워미디어 한국 전통시장 탐방' 행사의 6번째 취재팀과 함께 매일올레시장과 동문시장을 탐방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다.

     

    첫째 날, 매일올레시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반기는 건 방어·고등어·갈치·참돔·갈치·따돔·뱅에돔·꽃돔·다금바리 등 해산물과 노지귤·한라봉·황금향·천혜향 등 감귤들이다. 수족관에서 펄떡이는 싱싱한 해산물과 새콤달콤한 향이 풍기는 다양한 감귤들은 이곳이 청정 제주임을 실감케 했다.

     

    정오쯤 들른 매일올레시장은 평일임에도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서로의 손을 꼭 맞잡고 한라봉 빵과 천혜향 쥬스 등 제주만의 특색이 묻어나는 음식을 서로에게 먹여주며 걷는 연인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연인들이 많아서인지 이날 매일올레시장은 여타 전통시장에 비해 한층 산뜻하고 경쾌한 느낌으로 다가 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굶주린 배를 채우지 않으면 즐길 맛이 나지 않는다. 어디로 갈지를 고민하다 매일올레시장 한쪽 구석에 자리한 40년 전통의 보리비빔밥 전문점으로 정했다. 겉보기엔 허름한 이 집은 맛도 맛이지만 저렴한 가격이 또한번 놀라게 하는 곳이다. 1인분에 3000원. 음식 나르기와 식탁 정리를 손님이 손수해야 하는 수고까지 감내하기에 충분했다.

     

    보리비빔밥 전문점뿐 아니라 매일올레시장에선 현재, 각자의 맛과 개성을 살린 200여개 점포와 120개 노점들이 王자 모양을 형성하며 한창 성업중이다. 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인 1960년대에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매일올레시장도 초반엔 여느 재래시장과 다름이 없었다고 한다.

     

    낙후된 시설 탓에 지역 주민까지 외면했다. 그러다 2001년 아케이드 설치 등 시설을 현대화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제주 지역 특색이 묻어나는 다양한 먹을거리는 기본, 깨끗한 거리에 날씨 등 외부 요인에 관계 없이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자 입소문을 타고 관광객들도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 ▲ 매일올레시장 내 모습. 방문객들이 벤치에 앉아 꽁치김밥을 맛있게 먹고 있다. ⓒ뉴데일리DB
    ▲ 매일올레시장 내 모습. 방문객들이 벤치에 앉아 꽁치김밥을 맛있게 먹고 있다. ⓒ뉴데일리DB

     

    현재는 삼삼오오 모여 벤치에 앉아 꽁치 한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김밥을 먹기도 하고, 빨대 하나로 상큼한 감귤 쥬스를 나눠 마시는 연인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서귀포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장이 됐다.
       
    덕분에 상인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가득 피었다. 매일올레시장에서 쥬스 등을 팔고 있는 한 상인은 "이제 매일올레시장은 어르신들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지역 명소가 됐다. 덕분에 시장엔 활기가 넘친다"며 싱긋 웃었다.

     

    둘째 날인 2일 찾은 동문시장도 매일올레시장과 상황은 비슷했다. 중국 등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청춘들, 장을 보러 나오신 어르신들로 오전에도 북적북적했다.

     

    동문재래시장, 동문수산시장, 동문공설시장, 동문시장 주식회사 등 4개의 상인회가 모여 만든 동문시장은 1945년 해방과 함께 형성된 제주 동문상설시장이 시초다. 당시 제주도 전체 상업활동의 근거지가 됐다고 한다. 현재는 온갖 곡식과 야채, 생선, 과일, 식료품은 물론 의류, 신발, 여행용품, 기념품까지 '없는 게 없는' 제주도의 만물상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수산물은 매일 제주 앞바다에서 잡아올린 '당일바리'가 판매되고 있어 가장 저렴하고 신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문시장 한 상인은 "올레 17코스의 길목인 동문시장은 제주 여행 중 꼭 한번 들러봐야 할 제주 여행의 명소"라며 "감귤과 오메기떡 등 시장에서 파는 대다수의 상품들이 택배로 무료로 배송되는 만큼 많이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 ▲ 매일올레시장 내 모습. 한 오토바이가 방문객 사이로 오가고 있다. ⓒ뉴데일리DB
    ▲ 매일올레시장 내 모습. 한 오토바이가 방문객 사이로 오가고 있다. ⓒ뉴데일리DB

     

    매일올레시장과 동문시장을 둘러본 기자는 다만 한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오토바이다. 관광객 사이를 비집고 오가는 오토바이로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보여 불안불안했다. 기자가 시장을 찾은 시간에도 갑자기 돌아서는 관광객을 피해 오토바이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잡는 상황이 몇번이나 발생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을 눈으로 직접 보게되자 '시장 활성화엔 오토바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인들 입장에선 상품을 옮기기 위해 오토바이를 이용해야 한다지만 방문객을 위해 오토바이 사용을 자제하면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