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평택 공장 준공 관련 전력공급 등 '부정한 청탁' 주장 '일축'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저희가 15조원을 들여서 공장을 짓는다 하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우리에게 청탁을 할 것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항소심 17차 공판에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과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한 사실이 있냐는 특검 측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날 공판에서 특검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을 앞세워 이 부회장 및 미래전략실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평택 반도체 공장 준공에 대한 청탁을 했다고 내다봤다.

    특검 측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의 2016년 3월 6일자 수첩에는 'VIP. 삼성전자 평택'이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평택 공장은 15조원 가량이 투자되는 대규모 공사였지만 전력공급원 문제 등으로 준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피고인(이 부회장)이나 미전실이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했기 때문에 적힌 것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저희가 15조원을 들여서 어디든지 공장을 짓겠다고 하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저희에게 청탁을 하지 우리가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특검 측은 "당시 전력공급원 등의 문제가 있지 않았냐"고 재차 질문하며 삼성의 부정한 청탁을 입증하려 했지만, 이 부회장은 "저희가 청탁할 일은 아니다"며 일축했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12일 '0차 독대'에 대해 당시 청와대 안가를 방문한 적이 없다며 특검의 의견에 반박했다.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직접 단독 면담을 갖은 것은 2015년 7월 25일과 2016년 2월 15일 단 두 차례 뿐이라는 주장도 거듭 강조했다.

    앞서 특검은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진술과 안 전 수석의 문자메시지 등에 근거해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1차 독대)보다 사흘 전인 9월 12일, 한 차례 단독 면담이 더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안가를 가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두 번뿐이다. 안가에서 안 전 비서관을 만난 적도 없다"며 " 제가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적절하지 않은 표현 같지만 제가 치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