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 압박 영향…2일 임시 이사회서 후임자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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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GB금융지주 박인규 회장이 검‧경 수사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사임을 결정했다.

    29일 DGB금융지주 박인규 회장은 긴급 임원회의를 개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단 의사를 밝혔다.

    지난주 주주총회에서 대구은행장 사임의사를 밝힌 데 이어 회장직까지 내려 놓은 것이다.

    박인규 회장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주주 및 고객, 임직원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라고 밝혔다.

    박인규 회장이 CEO에서 물러난 이유는 수사당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인규 회장은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함께 입건된 간부 16명과 법인카드로 32억7000만원 상당 상품권을 구매한 뒤 판매소에서 수수료를 제하고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 깡' 방법으로 비자금 30억여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당국은 이 가운데 1억여원을 박 회장이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과는 별도로 대구은행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업무방해 등 혐의로 대구은행 전·현직 인사 담당자 등 4명을 입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수십 명의 채용 청탁 정황이 담긴 '청탁 리스트'를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박인규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내달 2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향후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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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대구은행장은 이번에도 5년차 징크스를 넘지 못했다.

    대구은행장은 대부분 연임에 성공하고도 제대로 임기를 채운 이는 없었다.

    초대 김준성 은행장과 남옥현 은행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6년을 채우지 못하고 자리를 떠난 행장이 많았다.

    전임인 하춘수 은행장 역시 금융지주 전환에 성공하며 DGB금융지주 시대를 열었지만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중도 퇴임했다.

    하춘수 은행장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다음해 수장 자리에 올랐다. 중도 퇴임 당시에도 본인은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 주겠다“며 용퇴를 한 것처럼 비춰졌지만 곧 박근혜 정권 때 국회의원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이화언 은행장의 경우 노무현 정부와 함께 했다.

    이화언 은행장 역시 연임에 성공했지만 임기 4년째 갑작스럽게 퇴임을 결정했다. 이후 검찰의 C&그룹 관련 대출 로비 수사가 진행되자 의혹에 휩싸이며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