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화물' KGB 위탁 계약
  • ▲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집회 중인 택배노조 ⓒ 택배노조
    ▲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집회 중인 택배노조 ⓒ 택배노조

    택배 현장에서 노조 추가 파업에 대비한 자구책 마련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는 지난 17일 KGB택배와 이형화물 위탁 운송과 관련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앞선 노조 파업에서 논란의 중심이 됐던 이형화물을 외부 업체에 맡기면서, 갈등 상황을 미리 방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형화물은 생수, 휴지 등 표준 택배규격을 벗어나는 화물을 뜻한다. 지난달 21일부터 CJ대한통운 소속 노조원 700여 명이 참여한 택배노조(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총파업 땐 이형화물이 갈등의 주된 원인 중 하나였다.

    파업 중 일부 노조원은 규격 외 화물을 나를 수 없다고 주장했고, 대리점 측은 배송지연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와 화주 이탈을 우려해왔다. 각 지역 대리점에선 노조 파업 종료 후에도 이형화물을 둔 갈등 상황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CJ 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파업 종료 후에도 이형화물과 관련한 갈등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와 화주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타사 배송망을 확보함으로써) 추가적인 파업 등 이후 불가피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 17일 CJ대리점연합회-KGB로지스 업무협약식 사진 ⓒ CJ대리점연합회
    ▲ 17일 CJ대리점연합회-KGB로지스 업무협약식 사진 ⓒ CJ대리점연합회

    8월 말부터 새로이 출발한 KGB택배는 지난 8월 초 폐업한 드림택배 구성원이 합류해 만들어진 업체다. 기존 드림택배가 사용하던 옥천터미널과 수도권, 지방 대리점을 통해 위탁 화물을 처리할 계획이다.

    외부 위탁 등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하는 현장 차원의 움직임에 파업 등 노조를 바라보는 업계의 여론은 냉소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선 파업으로 배송 지연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 화주 이탈로 인한 물량 감소로 비노조 기사와 대리점이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사 물량을 외부에 위탁하면서까지 이후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그간 현장이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CJ 대리점연합회 추산에 따르면 노조 파업 후 일 기준 약 50만 건의 물량이 타사로 이탈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각 지역 대리점과 CJ 소속 비(非)노조 기사는 추가 파업 방지 대책을 서울지방노동청, 국회 등에 요청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