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이어 아시아나도… 잇단 M&A 무산업황 최악… 기존 항공사 및 신생 LCC 3곳, 생존 불투명고용불안, 투자위축, 구조조정… 재편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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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타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 M&A도 사실상 무산되면서 항공업 재편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를 통한 청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으며, 아시아나는 채권단 관리 하에서 인적·물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신생 3사(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LCC는 업황 악화로 정상궤도 진입 조차도 어려워 보이고, 나머지 항공사들도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될때까지 버티는 것 이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향후 몇 년간 항공업계는 최악의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항공사들은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마지막 베팅에도 재실사 요구를 굽히지 않아 결국 아시아나 M&A는 최종 무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매각 대상이던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항공업계 전체가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A항공사 관계자는 “호황과 불황에 따라 해당 산업이 성장하거나 침체되거나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은 시장규모에 맞게 재편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일부 항공사들이 문을 닫으면서 포화상태였던 항공사들이 정리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조만간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가치 평가를 따져서 청산 또는 회생을 결정하게 된다. 현 상황에서는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1700여명의 임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대부분 실업 위기에 놓인 셈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딜 무산으로 1만여명의 임직원들이 고용불안에 놓이게 됐다. 물론 아시아나는 몇 년전부터 경영정상화 노력을 해왔음에도 더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압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B항공사 관계자는 “신생 LCC 세 곳도 잘해야 한 곳 정도만 살아남지 않겠냐”라며 “기존 항공사들도 앞이 캄캄한 상황인데, 신규 항공사들은 증자와 신규 투자를 받지 못하면 제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주저않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3곳에서도 실업 사태가 나올 수 있고, 폐업 또는 파산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얘기다.

    C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업계 전체 분위기가 다운되고 있다”며 “항공기 정비하던 사람들은 자동차 정비를, 기장들은 트럭 운전을, 객실승무원들은 서비스업으로 가야 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 고용불안이 커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항공산업 취업준비생들의 경우 향후 신규 채용이 얼어붙어 미래 설계가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 내부에서도 딜 무산 가능성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차라리 더 잘 됐다는 의견이 있다. 어차피 인수 의지가 있었다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얘기하면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갔을텐데, 무조건 재실사 요구만 한 것은 시간끌기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더 좋은 인수자를 기다리자는 것이다.

    반면에 HDC 인수가 가장 최선의 방안이었는데, 안타깝고 아쉽다는 의견도 많다.

    딜 무산으로 향후 산업은행 즉, 채권단 관리 체제에 대한 시각차도 있다.

    채권단 관리감독 하에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고용불안이 우려된다는 견해가 있다. 아울러 비용 지출 등 허리띠를 더 졸라메면서 말그대로 빡빡한 경영환경에 대한 걱정을 지적하는 것이다.

    오히려 채권단 밑에 있으면 최소한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의 목소리도 일부 있다.

    아시아나의 이런 분위기 자체가 항공업계가 그만큼 암울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당분간 항공업계가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암흑기를 보낼 것이라는 것에 반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