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전체 뷰티 부문 실적 합산 시작1조4490원으로 올 3분기 처음으로 아모레 제쳐中 광군제 앞두고 4분기 실적 기대감
  •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각사 제공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각사 제공
    수십년간 요지부동이던 화장품업계 순위가 흔들리고 있다. 올 3분기 기준이지만 화장품 사업 부문 실적에서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제쳤다. 샴푸·치약 등 생활용품 기업 이미지가 강했던 LG생활건강이 전통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추월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 3분기 전체 뷰티 부문의 매출은 1조44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분기 뷰티 계열사의 매출은 1조24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3.6% 감소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로 살펴보더라도 두 회사의 격차는 뚜렷했다. LG생활건강은 3조9821억원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3조8031억원)보다 1790억원을 앞섰다.

    그동안 LG생활건강은 뷰티(화장품)·HDB(Home Care & Daily Beauty, 생활용품)·리프레시먼트(음료) 3개 사업부문 실적을 집계했다. 하지만 올 3분기부터 HDB 사업부문 중 데일리 뷰티(더마코스메틱·헤어·바디 제품류)에 해당하는 실적과 기존 뷰티 사업부문 실적을 합산한 전체 뷰티 부문으로 집계를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아모레퍼시픽·이니스프리·에뛰드 ·에스쁘아·에스트라·아모스프로페셔널을 합산해 화장품 사업 부문 실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들뿐 아니라 시세이도그룹, 로레알그룹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도 더마코스메틱과 헤어 제품을 포함해 뷰티 사업 실적을 낸다. 이렇게 되면서 올 2분기까지 화장품 사업 부문 1위를 지켜오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이 LG생활건강에게 1위 자리를 내주게 된 셈이다.

    화장품 사업부문 뿐만 아니라 전체 매출 역시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올해만 살펴보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된 올 1분기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전체 매출 격차는 6170억원, 2분기 6024억원, 3분기 8620억원으로 벌어졌다.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 음료 등으로 사업구조를 다양화해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화장품 사업의 경우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생활용품 사업과 음료 사업의 호조가 공백을 메운 덕에 수익성은 끌어올렸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오프라인 채널 위주의 화장품 사업에 집중한 구조로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진단이다.

    한편 증권업계는 올 4분기에도 LG생활건강의 매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음달 11일 열리는 중국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가 성장을 이끌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의 더 히스토리 오브 후는 최근 1차 예약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지난해 광군제 총 거래액인 4억3400만 위안(약 721억원)을 넘어서며 기대감을 높였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와 중국을 중심으로 국내외 동종기업 대비 확고한 우위와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도 가시적"라면서 "11월11일 광군절을 앞두고 거래액 5억 위안(한화 약 848억원) 브랜드 5개에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예열 기간 내 판매 추이(14분 만에 거래액 5억 위안 상회)에 근거할 때 올해 광군절엔 후의 판매가 1000억원을 웃돌리라 추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