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日 화장품 수입액 감소… 점유율 10%로 떨어져 슈에무라 올 하반기 철수 예정… 에딕션도 작년 짐싸니코앤코·데상트 등 日 패션업체도 고전
  • 2019년 7월 한국을 향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촉발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다. 불매운동이 화장품, 패션업계에서도 지속되면서 관련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1억1904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5% 감소했다. 미국, 프랑스 제품의 수입 규모 역시 각각 2%, 9.5% 줄었지만 일본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수입 점유율도 2018년 16.5%에서 2019년 13%, 지난해 10%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일본 화장품 브랜드가 늘고 있다. 슈에무라는 오는 9월부로 16년만에 철수한다. 슈에무라는 지난 2004년 로레알그룹으로 인수된 후 2005년부터 한국에서 영업했다. 로레알그룹에 속해있지만 생산은 여전히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다. 

    고세코리아의 색조 브랜드 어딕션은 지난해 백화점 전매장에서 철수했다. 면세사업부를 제외하고 온·오프라인 사업을 접었다. 업계에선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면서 일본 화장품 매출도 부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했다.

    화장품업계 뿐아니라 패션업계도 마찬가지다. 일본계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는 세계 두 번째 규모의 플래그십 점포였던 명동 중앙점을 필두로 올해 상반기에만 18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불매운동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쳐 실적이 부진한 탓이란 게 업계의 해석이다.

    실제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한 9749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매출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2000억원대에 이르렀던 영업이익도 1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철수도 이어졌다. 일본 SPA 브랜드 니코앤드는 지난해 말 영업을 종료했다. 니코앤드는 일본 포인트사의 지주사인 아다스트리아홀딩스가 한국법인인 아다스트리아코리아를 세워 2014년 한국에 진출한 바 있다.

    데상트도 영애슬릿 단독 매장 운영을 지난해 하반기 전면 중단했다. 대신 데상트 매장 내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운영 중이다.'같은 달 에프알엘코리아의 SPA브랜드 지유도 철수했다. 2018년 9월 한국에 상륙한 지 2년도 안돼 철수 방침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2년째 이어온 불매운동과 함께 코로나19 여파로 일본 브랜드들이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국산 제품도 품질 경쟁력이 높고 일본산 외에도 대체할 수 있는 타 브랜드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러나 올들어 불매운동 바람은 조금씩 잦아드는 분위기다. 올해 1∼5월 일본으로부터 소비재 수입액은 1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증가했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산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면서 소비재 수입도 다시 원래대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매운동과 같은 이벤트성 대책보다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꿀 근본적인 대책을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