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통관 단계에서 반입 차단 나서10㎝ 거리에서 방사선률 측정日 불매운동에다 韓 진출 확대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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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본 화장품에 대한 검사를 대폭 강화하면서 화장품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일본산 화장품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서 소비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국내에서 J뷰티의 입지가 줄어드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통관 과정에서 일본산 화장품 전 품목에 대해 표면 방사선량 검사를 진행한다. 이 검사는 방사선이 나오는 물체의 표면으로부터 약 10㎝ 거리에서 방사선률을 측정해 제품의 유해성 등을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반경 250㎞ 내 항구에서 선적된 화장품에 대해서만 표면 방사선량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방사선 물질 검출 이력이 있는 업체의 제품은 전량 검사하는 등 검사율도 대폭 확대한다. 방사성 물질이 배경준위의 3배 이상 검출된 제품은 앞으로 즉각 통관 보류 조치한다. 방사능 화장품이 소비자들에게 닿지 않도록 통관 단계에서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도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일 일본 화장품 제조업체 후로후시가 제조하고 아이티벡스인터내셔널이 수입·판매한 마스카라 등 화장품 10개 품목(후로후시 모테마스카라 7종과 모테라이너 3종)에서 사용금지 원료인 방사성물질 토륨(Th-232)과 우라늄(U-238)이 검출돼 판매를 즉시 중단하고 회수 조치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인천공항 세관은 방사능 기준치가 초과된 일본산 마스카라 제품 3.3t을 적발하기도 했다.
사실 일본 화장품 브랜드의 방사능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어려움에 빠졌다. 일본 화장품에서 방사능이 검출될 것을 두려워한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렸기 때문이다. 급기야 루나솔, 질스튜어트 등이 국내시장에서 철수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일본화장품 수입규모는 1억8066달러로 전년 대비 17.61% 감소했다. 2008년까지만 해도 3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보이던 일본 화장품 수입 규모는 2012년 급기야 3.78% 역신장했다.
업계에선 일본 화장품의 검사 강화로 글로벌 화장품 격전지로 꼽히는 한국에서 J뷰티가 축소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몇 년간 일본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기 국내 시장에 잇달아 진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국내에 진출한 일본 화장품 브랜드는 조용히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실제 국내로 수입된 일본 화장품 수입액도 감소세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일본 화장품 수입액은 1억9627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들어오는 일본 화장품들은 철저한 검사가 이뤄지겠지만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바르는 제품이기 때문에 민감하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면서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과거에도 거셌듯 일본산 화장품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