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유통] “쿠팡 잡아라”… 유통 공룡도 이커머스 도전 이커머스업계, 발걸음 빨라진다경쟁사보다 고객 선점하기 위해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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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이 한국 쇼핑시장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80조원 규모로 오는 2022년 19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폭발적인 시장 성장과 함꼐 소비자들의 구매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른바 '아이(eye)쇼핑' 후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일명 '쇼루밍족'이 등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나섰다. 유통업계의 미래 키워드가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이어지면서 2020년에는 각 분야에서 어떤 변화를 꾀할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2020년에도 온라인 쇼핑 시장을 두고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이커머스 업체들의 격전이 예상된다.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 위기의식을 느낀 국내 빅3 유통회사들이 수장을 모두 교체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들은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공격적인 마케팅이나 수익 위주의 전략 등 다양한 새해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판도가 뒤엎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 “이커머스 잡아라”… 유통 빅3도 ‘승부수’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 인사에서 롯데쇼핑은 백화점사업부장에 황범석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을 선임했다. 현대백화점은 김형종 한섬 대표를, 신세계백화점은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각각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 위기의식을 느낀 국내 빅3 유통회사들이 수장을 모두 교체한 것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시장 변화 속도가 빠른 가운데 경기 부진, 정부 규제 등의 어려움으로 변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들은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며 신사업 발굴,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세 명의 신임 대표의 공통과제는 이커머스의 공세에 밀리지 않는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롯데그룹 유통 부문의 가장 큰 고민은 이커머스였다. 거대한 오프라인 인프라에 비해 온라인 인프라는 약하다는 평가가 뒤따라 다녔다. 오프라인 사업 역량과 노하우를 온라인 플랫폼 개발이나 운영에 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 기업이 M&A 시장에 매물이 나올 때마다 유력 매수 후보로 거론된 기업이 롯데였다.

    롯데는 내년도 이커머스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내년 상반기 중 주요 유통 계열사를 통합한 애플리케이션 ‘롯데ON’을 정식 론칭한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부터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를 본격 론칭할 예정이다. 

    롯데 온 출범으로 롯데그룹의 물류 및 고객서비스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롯데쇼핑 온라인 사업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통합전략으로 롯데는 2023년까지 e커머스 취급 규모를 현재의 3배 수준인 20조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3호점을 오는 20일부터 본격 가동하며 올해 출범한 온라인통합법인 SSG닷컴을 지원사격한다.

    SSG닷컴은 내년 새벽배송을 늘릴 계획이다. 최근 경기도 김포에 세 번째 온라인 자동물류센터 가동에 들어간 SSG닷컴은 현재 5000건인 새벽배송 물량을 내년 초 1만건까지 늘리고 배송 권역도 서울 전 지역을 포함해 가까운 수도권 일부로 늘릴 예정이다.

    또 내년 중 새벽배송 최대 2만건, 배송가능 지역은 수도권 전체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통합 온라인몰을 꾸리는 롯데와 신세계와는 다른 노선을 택했다. 식품, 패션 등 카테고리별 온라인몰을 키우며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025년까지 식품몰 매출 2160억원, 패션몰 660억원대로 육성할 계획을 성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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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커머스업계, 발걸음 빨라진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잡기 위해 내년에도 온라인 쇼핑 사이트들의 격전이 예상된다.

    11번가는 올해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11번가는 SK텔레콤 자회사인 SK플래닛에서 분리돼 신설법인으로 출발했던 지난해 678억원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4분기에도 흑자가 예상된다.

    11번가는 무리한 마케팅 비용 투입보다는 '커머스 포털'(Commerce Portal) 기능을 강화해 수익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이익창출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잠식 상태에 놓이며 끊임없이 매각설이 제기됐던 위메프와 티몬은 전환점을 맞았다. 위메프의 모기업 원더홀딩스는 지난해 9월 넥슨코리아에서 투자받은 3500억원 중 2500억원을 위메프에 지급했다. 위메프는 이어 11월 투자회사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200억원을 투자받아 하반기 총 37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위메프는 투자금을 파트너사 지원과 가격경쟁에 쓰겠다고 밝혀 내년에도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만년 적자’였던 티몬은 창립 10주년인 올 상반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년간 연간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티몬은 4분기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80% 이상 개선되면서 내년 상반기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티몬은 직접 비용 투입보다는 상품기획(MD) 강화와 특정 시간대 특정 물품을 한정 판매하는 ‘타임커머스’ 전략으로 적자 줄이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내년에도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스마일페이와 유료 멤버십 제도인 스마일클럽, 익일 묶음배송을 지향하는 스마일배송 등 ‘스마일 시리즈’에 주력할 계획이다. 

    여기에 올해 경기도 동탄에 가개장한 물류센터가 내년 완전히 가동되면 묶음배송 관련 서비스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 

    쿠팡의 행보도 관심이다. 이미 누적 적자가 수조원에 이르고 올해도 조 단위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공격적인 비용 투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에 대규모 투자를 해 온 일본 소프트뱅크가 적자를 내면서 쿠팡이 추가 투자를 받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인 만큼 손익 개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과 나스닥 상장을 위해 외형 확대를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매년 크게 성장하면서 그에 따른 매출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며 “경쟁 업체들보다 더 싼 가격으로 더 많은 고객을 선점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업체들 간 형성돼 있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