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1억원부터 적용, 전체 차주 30% 영향권연소득 5000만원, 대출한도 5000만원 '뚝'금리 오르면 더 줄어… 금융사각지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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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로 취약차주의 대출한도가 쪼그라들고 있다.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한도는 더욱 줄게 돼 한계에 봉착한 자영업자 등 저소득층의 금융 사각지대는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부터 시행되는 DSR 3단계로 총 대출액이 1억 원을 넘으면 연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비은행 50%)로 제한된다. 총 대출액 2억 원을 기준으로 적용한 DSR 2단계가 시행된 지 6개월 만에 강화된 규제다. 다만 전세대출, 중도금 대출, 소액 신용대출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DSR(Debt Service Ratio)은 '총 부채 원리금 상환비율'로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이 연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금융기관은 해당 지표를 차주의 대출 상환능력을 가늠할 때 사용한다. 금융위원회는 전체 차주의 30%인 593만 명이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DSR 3단계 규제 시행으로 1억 원 넘는 대출이 있는 차주는 대출 한도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대출 한도는 최대 60% 수준으로 축소되고 전체 차주의 약 18%가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을 것으로 추정했다. 

    예를 들어 연 소득 5천만 원인 직장인이 다른 대출 없이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연 4.5% 금리로 받는 경우 DSR 3단계가 적용된 7월 1일을 기점으로 대출 한도가 5천만 원 감소한다. 물가 상승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추가 인상된다면 대출 한도는 더욱 줄어들게 된다.

    대출한도를 늘리려면 차주의 연소득을 높이거나 연간 원리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40년 만기 초장기 주택담보대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만기가 길어지면서 전체 이자 부담은 커지지만 매달 갚는 원리금이 줄어드는 상품으로 출시 1년여 만에 보금자리론 전체의 15%를 넘어섰다.

    한편 규제 강화로 대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은행의 가계대출 감소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은 약 10조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DSR 3단계 시행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됐고 금리 인상 압박이 계속돼 가계 대출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