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오너가 회장 역저성장 시대가 원하는 기업가 정신 구현해내위기 속 3·4세 경영능력 시험대 오를 듯
  • ▲ 기업 및 경제단체 대표들이 올해 5월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신 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데일리DB
    ▲ 기업 및 경제단체 대표들이 올해 5월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신 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데일리DB
    종영을 앞둔 JTBC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인기가 대단하다. 특히 극중 국내 최대 재벌인 순양그룹 창업주 진양철 회장을 맡은 이성민 분의 연기는 가히 압도적이다. 그는 ‘그기(그게) 돈이 됩니까’, ‘내한테는 돈이 정도(正道)다’와 같은 명대사를 남기며 호평받고 있다.  

    진양기 회장의 모티브로 알려진 삼성 이병철 창업회장의 자서전 ‘호암자전’의 판매율이 출간 9년 만에 역주행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그의 연기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반재벌 정서가 높은 한국에서 이례적인 현상이다. 사람들이 진양철 회장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멋있기 때문이다. 

    그는 빈손으로 시작해 순양가를 일궜다. 전쟁통 인천 정미소 창업 당시 쌀을 나르기 위해 산 용달차 2대를 바탕으로 운수업에 진출했고 이후 석유, 화학, 기계, 소비재 등 사업을 두루 섭렵하며 순양을 재계 1위 그룹으로 올려놨다. 

    돈과 관련해선 한없이 냉철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이지만 꿈을 이루고자 하는 열정과 뚝심이 있고, 막내손주에게는 세상 누구보다 온화하고 인간미 있는 모습을 보인다. 기업가 정신의 대표적인 표본으로, 저성장 시대가 필요로 하는 리더의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내년도 경제전망이 부정적일 것으로 점쳐지면서 기업가 정신을 갖춘 경영인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가 정신은 ‘위험을 감수하고 포착한 기회를 사업화하려는 모험과 도전의 정신’을 뜻한다. 진양철이 아니더라도 1세대 오너 경영인 상당수에서 기업가 정신을 찾아볼 수 있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회장은 단돈 83엔으로 일본에 건너가 껌 사업을 통해 재계 5위 롯데그룹 일궈냈다. 한화그룹 창업주인 故 현암 김종희 선대회장 또한 경제 불모지를 재건하고자 위험하고 수익성이 높지 않은 화약사업에 뛰어들었고, 이는 ‘한국형 록히드마틴’의 모태가 됐다. 

    그러나 오늘날 상당수 기업들이 성숙단계에 접어들고 세대교체를 경험하며 기업가 정신은 희미해진 상태다. 특히 올해 들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오너 3·4세들의 경우 유연하고 글로벌 감각을 갖춘 것으로 평가돼나 기업가 정신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일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부모를 잘 만나 기회를 얻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따른다. 실제 기업가 정신이 부족한 상태에서 귄력을 휘두르려는 일부 3·4세들의 일탈행위는 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큰 리스크가 돼기도 한다. 내년 경기침체라는 위기가 현실화되면 이들의 경영 능력은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세대 경영인들은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실패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한 투자로 기회를 찾아냈다. 자신의 인생을 바쳐 목숨을 걸고 모험심과 도전정신으로 기업경영과 기술개발에 전념해 성공신화를 이뤄냈다. 1997년의 IMF 외환위기와 2008년의 세계적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굳건히 한국 경제가 지금까지 성장 발전해올 수 있었던 이유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한다. 1세대 경영인의 DNA를 물려받았을 오너 3·4세 경영인의 활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