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공제, 운항거리별 10개 기준으로 변경동남아·미주·유럽 등 일부 장거리 공제 인상 논란마일리지 이용 고객 가운데 중단거리 고객은 76% 공제 인하된 중단거리 노선, 오히려 많은 고객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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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시행하는 마일리지 제도 개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올해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객들이 체감하는 민감도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조만간 고객들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파격적인 보완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4월 1일부터 유예기간 총 39개월이 연장된 마일리지 개편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주요 골자는 이렇다.

    항공권 운임의 20%까지 마일리지로 결제가 가능한 '캐시앤마일즈'를 도입한다. 운임수준과 타 항공사의 적립률 수준을 고려해 상위클래스 상향과 일반석 세분화가 이뤄진다.

    운항거리에 비례해 공제기준도 세분화한다. 5개 지역별 기준을 10개 운항거리별 기준으로 바꾸고, 일본·중국·동남아·호놀룰루 등 노선에 대해 공제를 인하하고, 대신 동남아·미주·유럽 등 일부 장거리 노선에 대해서는 공제를 인상한다.

    연간단위 우수회원 제도도 운영한다. 누적실적 기준 3개 등급을 전년실적 기준 4개등급으로 바꾸고, 등급별 엘리트마일을 신설한다. 

    이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이 기존 ‘지역’에서 ‘운항거리’로 총 10단계로 변경되면서, 장거리 노선의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기 위한 마일리지 공제 폭이 늘어나는 부분이다.

    즉, 단거리 노선은 마일리지 공제율이 작게 적용되지만, 장거리 노선은 마일리지 차감이 커서 불만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수보다는 다수의 고객한테 혜택이 돌아간다. 보너스 항공권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승객이 단거리 이용 승객이기 때문이다.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는 고객 중 국내선 이용 고객의 비중은 50%에 육박한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 국제선 중·단거리 고객까지 포함하면 76%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또 현재 3만마일 이하의 마일리지를 보유한 고객은 전체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의 90%에 달한다. 반면 일반석 장거리 항공권 구매가 가능한 7만마일 보유 고객은 4%에 불과하다. 

    공제폭이 늘어나는 장거리 노선보다는, 공제폭이 줄어들거나 합리화된 중·단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다수의 승객들에게 훨씬 유리한 것이다.

    변경되는 장거리노선 보너스항공권의 공제 마일리지도, 해외 항공사와 비교해볼 경우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고 있다는 점도 외면되고 있다. 

    실제로 일반석의 경우 대한항공의 공제폭이 월등히 낮다. 일등석, 비즈니스석 보너스 항공권의 경우도 일부 경우를 제외하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공제량이 적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L.A.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 일반석 왕복은 현행 7만마일에서 8만마일로 늘어난다. 외국 항공사인 델타항공(인천~시애틀)은 13만~15만마일, 유나이티드항공(인천~샌프란시스코)은 13.7만~16만마일, 에어프랑스(인천~파리)는 14~30만 마일이 필요하다. 

    인천~뉴욕 노선도 대한항공 일반석 왕복은 현행 7만마일에서 9만마일로 늘어난다. 아메리칸 항공(인천~댈러스)은 12만2000~13.8만 마일, 델타항공(인천~애틀란타)은 25만~26만마일, 에어캐나다(인천~토론토)는 11만~20만 마일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마일리지 사용에 대한 평소 고객들의 불만이 컸다. 특히 성수기에는 마일리지 사용이 사실상 힘들었던 것도 결정적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국토부와 보완책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프랑스 파리 등 수요가 높은 3개 노선에 대해 주 1~2회 씩 마일리지 특별 부정기편(전세기)을 총 100편 운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마일리지 좌석이 50% 이상인 전세기로 일등석과 프레스티지, 일반석 모두 마일리지 좌석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물론 좌석이 남는 경우 일반 예약도 받는다. 일단은 올해만 한시적으로 시행할 계획이지만, 필요하다면 그 기간을 늘리는 것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 개편은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장거리 노선만 부각돼 안타깝다”며 “장거리 노선 불만에 대해서는 좌석 확대 및 특별기 운항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